선거대책팀 여론조사요원 분석…"백인 지지층도 상당수 이탈"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것은 유권자의 신뢰를 잃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라는 자체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선거대책팀의 수석 여론조사요원인 토니 파브리지오가 작성한 27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입수해 1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파브리지오는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아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텍사스 등 10개 주의 출구조사 결과 등을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우선 트럼프의 패배 이유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보다 훨씬 정직하고 신뢰할만한 사람으로 유권자에게 인식됐다는 점을 꼽았다.
코로나19 방역 실패도 한몫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방역보다는 경제활동 재개 등에 주안점을 뒀지만 대다수 유권자는 마스크 착용 강제와 같은 방역 대책을 더 중요시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측근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진 파브리지오는 재선을 위해서는 마스크 착용을 비웃는 대신 오히려 장려하는 등 방역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해 여름에 만들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가 2016년 대선 당시 주요 지지층인 백인 남성 사이에서 인기가 크게 떨어졌고,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도 지지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주요 지지 기반이었던 교외 거주자도 트럼프 지지층에서 대거 떨어져 나가면서 결국 대학을 졸업한 백인 유권자 지지율이 두자릿수 감소했다.
트럼프 측은 대선 패배는 흑인 투표수 부풀리기 등 부정 선거에 기인한다며 근거없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자체 분석 결과 백인 유권자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라는 게 확인된 셈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파브리지오는 보고서와 관련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트럼프 측 대변인도 언급을 회피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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