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매출 37% 증가 불구 전자상거래·핀테크 사업 불확실성 여전
당국 반독점 조사 진행 중…장융 회장 "반독점 조사, 냉정한 반성 기회"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마윈(馬雲)의 도발적인 정부 비판 후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 핵심 사업을 겨냥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서도 알리바바가 작년 4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알리바바의 핵심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이번 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알리바바는 2일(현지시간) 밤 내놓은 실적 자료에서 작년 4분기 매출이 2천210억8천400만 위안(약 38조2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일반 주주 귀속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794억2천700만 위안을 기록했다.
매출 증가는 핵심 사업 분야인 전자상거래 분야가 견인했다. 전자상거래 부문 매출은 1천955억4천100만 위안으로 작년 동기보다 38% 증가했다.
알리바바가 그룹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육성 중인 클라우드 부분도 작년 4분기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성장성을 크게 저하할 수 있는 중국 당국의 규제가 과연 어디까지 갈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윈은 작년 10월 금융 포럼에서 당국이 앤트그룹 같은 핀테크 기업에 전통적 규제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도발적 어조로 정부를 비판했다.
이 직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던 앤트그룹 상장은 전격 취소됐고 이후 당국은 반독점, 개인정보 보호 등 여러 명분을 앞세워 전자상거래와 핀테크 등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사업 관련 규제를 강화 중이다.
알리바바를 향한 중국 당국의 압박이 본격화한 것은 작년 4분기의 중반인 11월부터였다는 점에서 당국의 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이 아직 온전히 확인됐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알리바바는 당국의 규제가 마윈 제국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에 관한 답을 거의 내놓지 못했다"며 "투자자들은 알리바바가 특히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계속 성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알리바바가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입점 상인들에게 징둥(京東) 같은 다른 경쟁 회사에 입점하지 못하게 양자택일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중심으로 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 중이다.
금융 당국은 또 알리바바그룹의 핵심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금융지주사 재편을 목표로 한 전면적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앤트그룹 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는 것은 물론 마윈과 알리바바 측 지분이 크게 낮아지면서 소유관계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회장은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애널리스트들과의 컨퍼런스콜에서 "앤트그룹 상장 중단과 알리바바를 대상으로 한 반독점 조사가 냉정한 반성의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치열한 시장 경쟁 환경 속에서 알리바바가 혁신을 통해 고객 가치 창출 능력을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예상보다 높은 (작년 4분기) 수익 발표가 나왔지만 1천300억 달러 이상의 회사 가치를 사라지게 한 반독점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무색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반응도 냉담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상장된 알리바바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3.81% 하락 마감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