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넥슨이 개발…2010년대 이후론 모바일게임 주요 수익모델
사행성 우려에 업계는 자율규제로 방어…실효성 논란은 계속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엔씨소프트 '리니지2M'이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를 위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율 규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확률형 아이템이란 일정 금액을 투입해도 무작위적·우연적 확률에 따라 아이템이 지급되는 형태를 가리킨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에는 지금까지 확률형 아이템의 정의는 물론 관련 조항도 없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자율 규제에서는 '캡슐형 유료 아이템'으로 표기하고 있다.
영어로는 랜덤박스(random box) 또는 루트박스(loot box), 일본어로는 가챠(ガチャ)라고 한다.
세계 첫 확률형 아이템은 넥슨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넥슨은 2003년 한국에 이어 일본에도 '메이플스토리'를 출시했는데, 일본 메이플스토리에서 2004년 6월에 '가챠폰티켓'(ガシャポンチケット)이라는 아이템을 내놓았다.
가챠폰티켓은 1장당 100엔인 티켓을 가챠폰(뽑기 자판기)에 넣으면 무작위로 아이템이 나오는 방식이었다.
가챠폰티켓이 많이 팔리자 2005년 한국 메이플스토리에도 확률형 아이템이 나왔다.
국내 첫 확률형 아이템은 '부화기'로, 게임 내 펫을 부화시켜 무작위 아이템을 얻는 식이었다.
이후 2007∼2008년부터 한국·일본의 다른 게임사들도 확률형 아이템을 빠르게 도입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전 세계 모바일게임의 주요 수익모델로 자리 잡았다.
확률형 아이템의 유형도 상자를 여는 식에서 무기를 제련하거나 영웅을 수집·강화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도화됐다.
확률형 아이템은 우연성을 기반으로 하는 탓에 등장 초기부터 사행성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게임 아이템은 공식적으로는 현금화할 수 없지만,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통해 실질적으로 현금화할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을 사면 이론적으로 몇만원을 써서 수백만∼수천만원짜리 아이템을 뽑는 게 가능하다. 도박적 요소가 있는 것이다.
정부와 국회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왔다.
이에 게임업계에서는 자율 규제 도입 및 강화로 대응해왔다. 이런 대응으로 확률형 아이템 법적 규제는 현재까지 도입되지 않았다.
2008년 첫 자율 규제에서 업계는 자체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상설 모니터링 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확률형 아이템에서 '꽝'은 나오지 않도록 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몇 차례 강화된 자율 규제는 현재 확률형 아이템의 모든 확률과 명칭, 등급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이템 뽑기 확률은 게임 내에 식별하기 용이한 위치에 공개하기로 했다.
3개월 연속으로 자율규제를 따르지 않는 게임은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그러나 자율규제가 실효성이 없으므로 적절한 수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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