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난동 여파 보안검사 조치 가결…민주 "보호 조치", 공화당은 반발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지난달 발생한 사상 초유의 미국 의회 난입사태 여파로 앞으로는 하원 의원들이 의사당 회의장에 입장하기 전에 보안검사를 거부할 경우 최대 1만 달러(약 1천1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하는 조치가 시행된다.
하원은 지난 2일(현지시간) 이 조치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찬성 216명, 반대 210명으로 가결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 보도했다.
보안검사 조치를 1회 어기는 의원에겐 5천 달러(약 55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고, 그 이후에는 회당 1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한다.
검사를 담당하는 의회 경위가 불응하는 의원에게 직접 벌금을 부과하게 되며, 90일 이내에 벌금을 안 내면 해당 의원의 월급에서 차감된다.
표결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3명을 제외하고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 재석 의원들은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다.
회의장 앞 금속 탐지기는 지난 6일 의회 난동 사태 직후 설치됐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표결 직후 성명에서 "많은 공화당 의원이 의회를 안전하게 지키려는 예방조치를 거부하며 우리의 영웅들을 경시하고 있다"며 "금속 탐지기를 회피하고 경찰관을 밀치고, 심지어 총기를 회의장에 반입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를 안전하게 지키려는 이 간단하고 상식적인 절차를 거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규칙 변경은 슬프지만, 의사당 내 의원들과 다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의 짐 맥거번 하원 규칙위원장도 "규칙은 우리에게 적용되고 모두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며 검사를 무시하는 이들의 엘리트적 사고방식을 비난했다.
하지만 공화당은 반발하고 있다.
그렉 스튜비 의원은 금속 탐지기 설치가 끔찍하다고 비난했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이 조치를 집행하는 의회 경찰관들과 논쟁을 벌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로런 보버트 의원 등 일부는 검사를 받으면서 금속 탐지기가 울리고 나서도 가방을 경찰관에게 보여주는 것을 거부했다.
랠프 노먼, 루이 고머트, 랜디 웨버 같은 다른 공화당 의원들은 탐지기를 돌아서 회의실로 들어가기도 했다.
WP는 "공화당 의원들과 의회 경찰 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전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의원들이 기차나 비행기로 워싱턴DC를 오갈 때 강화된 경호 조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원들이 직면한 심각한 보안 위협을 감안할 때 제도적인 보안을 위한 긴급 추가 기금 법안이 필요하다"며 "테러리스트의 의회 공격과 관련한 사실·원인·보안에 대해 점검·보고할 9·11 식 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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