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푸트니크V' 긴급사용 승인 가능성…코백스 통한 백신 확보계획 차질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빠른 재확산으로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린 브라질 보건 당국이 긴급사용 승인에 필요한 자국 내 3상 임상시험 규정을 철회할 뜻을 밝혔다.
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건부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하는 제약업체에 대해 자국 내에서 3상 임상시험을 반드시 거치도록 한 규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외국에서 이루어진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인정해 백신 긴급사용 승인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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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이 곧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코로나19 백신 구매를 위해 200억 헤알(약 4조1천억 원)의 예산을 마련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국가위생감시국이 승인하면 스푸트니크 V 구매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백신 접종이 급해진 주지사들의 압박도 스푸트니크 V 구매 의사를 밝힌 배경이 됐다.
브라질 대형 제약사 우니앙 키미카는 스푸트니크 V의 수출과 해외 생산을 담당하는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와 함께 지난달 15일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했다.
국가위생감시국은 스푸트니크 V가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는 등 긴급사용 승인에 필요한 최소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점을 들어 승인을 거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RDIF는 브라질 주재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국가위생감시국이 스푸트니크 V 긴급사용 승인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추가 정보를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국가위생감시국이 긴급사용을 승인한 것은 중국 시노백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2가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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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브라질 정부가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백신을 확보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코백스는 이날 화상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올해 상반기에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화이자의 백신을 145개국에 약 3억3천700만 회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브라질은 3월까지 160만 회분, 2분기에 600만 회분, 하반기에 300만 회분 등 모두 1천60만 회분을 받게 된다.
브라질 정부가 올해 말까지 코백스를 통해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 4천250만 회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분량이다. 4천250만 회분은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2천100만 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양이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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