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알카에다 연계 테러 조직인 제마 이슬라미야(JI) 소속 남성과 결혼해 인도네시아에 살던 영국 여성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4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영국인 타즈닌 미리암 사일라르(47)를 체포해 테러 가담 여부를 조사 중이며 이민법 위반 혐의로 추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5년부터 인도네시아 등에서 자선사업을 벌여온 사일라르는 2010년 인도네시아인 아흐맛 세티아완과 결혼해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사일라르의 남편은 JI 소속으로, 2014년 시리아의 전투에 참여했다고 전사했다.
JI는 2002년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발리 폭탄테러를 비롯해 다양한 테러를 저지른 배후단체다.
인도네시아 법원은 2008년 JI를 금지했다.
사일라르는 남편이 숨진 뒤에도 인도네시아에서 홀로 아들(10)을 키웠다.
인도네시아 금융거래신고분석센터는 사일라르가 강경 이슬람 지도자 리지크 시하브가 이끄는 이슬람수호전선(FPI)으로부터 돈을 송금받은 사실이 확인됐다며 경찰에 정보를 넘겼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리지크가 작년 11월 귀국한 뒤 여러 차례 대규모 집회를 열어 코로나 보건지침을 위반하고, 경찰 소환에 불응하자 이슬람수호전선을 작년 12월 30일 불법단체로 공식 규정했다.
경찰은 "사일라르가 테러 행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사일라르의 변호인은 "인도주의 활동을 했을 뿐, 테러에는 가담하지 않았다. 의뢰인은 인도네시아에 계속 남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 이민국은 사일라르의 체류비자가 이미 2년 전 만료됐다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추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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