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핵심 역할…경험·전문성 검증된 인물 지명해야"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국 주재 미 대사 지명이 지연되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힘든 자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계속된 양국의 대립과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견제 정책 등을 고려하면 주중 대사의 무게감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4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전 시카고 시장이 주중 대사로 거론된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을 인용해 주중 대사는 미중 관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힘든 자리라서 명성이 자자한 전문 정치인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댜오다밍(刀大明) 인민대학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분야 고위 관료들은 중국에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주중 대사는 대통령의 신뢰뿐만 아니라 정치 경험, 전문성, 평판 등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찰스 프리먼 전 미 국방부 차관보도 "바이든 대통령이 검증된 역량을 가진 인물을 선택하길 바란다"며 "전문적인 일에는 전문가가 필요하듯 미중관계 회복을 위해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뤼샹(呂祥)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프랑스나 영국 주재 대사는 핵심 지지자에 대한 보상이지만, 중국이나 러시아 주재 대사는 힘든 자리"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매우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중 대사 지명이 미중관계를 전망하는 지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소개했다.
더글러스 팔 카네기 평화연구소 부원장은 "주중 대사로 누가 임명되는지, 중국이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대사를 받아들일지 여부가 양국관계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댜오 교수는 "양국관계가 정상화된다면 대사는 즐겁게 일할 수 있지만, 관계 회복에 장애물이 있거나 새로운 갈등이 생긴다면 일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미국 언론이 주중 대사로 거론된다고 보도한 이매뉴얼 전 시장에 대해서는 독설을 서슴지 않는 정치적 투사로 때로는 진보적인 민주당원들과 충돌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주중 미국 대사는 지난해 10월 테리 브랜스태드 대사가 물러난 뒤 로버트 포든 공사가 5개월째 대사 대행 임무를 수행 중이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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