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코로나 은폐의혹 보도한 영국 BBC에 사과 요구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영국 방송·통신 규제기관이 2019년 런던에 유럽본부를 개소한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이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운영되고 있다며 방송 면허를 취소했다.
오프콤(Ofcom)은 4일(현지시간) 자체 조사 결과 CGTN은 독자적인 편집권 없이 공산당 지휘에 따라 방송을 내보내 국내법을 위반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AFP, AP 통신이 전했다.
CGTN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면허 양도를 신청했지만, 오프콤은 "CGTN은 궁극적으로 중국 공산당이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면허를 보유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스타 차이나 미디어'라는 유한회사가 CGTN을 보유하고 있지만, 해당 회사는 단순 배급사일 뿐, 프로그램을 구성하거나 의사결정을 내리는 직원이 한 명도 없다는 게 오프콤의 판단이다.
오프콤은 이번 면허 취소 결정과 별도로 CGTN이 홍콩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를 보도할 때 공정성을 훼손한 혐의에 대한 제재를 추가로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2014년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 개인정보 불법 수집 혐의로 징역형을 살았던 영국인이 CGTN 방송에 범죄를 자백하도록 강요받았다는 고발에 따라 이뤄졌다.
피터 험프리는 중국 당국이 자백을 얻어내려고 자신에게 약물을 주입하고, 아주 작은 감옥에 가두는 등 지속해서 괴롭혔다고 주장했고, 중국 당국은 이를 부인했다.
오프콤이 성명을 발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 외교부는 영국 공영 BB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가짜뉴스"를 보도하고 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BBC가 코로나19 대유행과 정치를 연결하며 중국의 은폐 의혹을 재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BC는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였으며 이념적 편견이 깔린 중국 외교부의 주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CGTN은 중국 관영 중앙(CC)TV의 자회사로 영어 등 외국어로 세계 100여 개국에 방송을 송출하는 채널이다.
미국은 지난해 CGTN을 독립 언론기관이 아닌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해 미국에서 새로운 자산을 취득할 때 사전승인을 받도록 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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