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위구르 여성 성폭행' 보도에 중국 매체들 "가짜다" 반박
中외교부, BBC의 중국 관련 코로나 뉴스 문제 삼아 공식 항의
영국, 중국 CGTN에 "공산당 통제한다" 면허 취소 '맞불'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신장(新疆) 지역에서 운영하는 재교육 수용소 여성들이 조직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는 영국 BBC방송 보도를 놓고 중국과 영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5일 관영 신화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BBC의 중국 비판 보도와 관련해 BBC 베이징 지국장에 엄중 교섭을 제기했다.
중국 외교부는 BB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방송에서 이 문제를 정치와 연결 짓고, 이데올로기적 편견으로 보도했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영국 정부도 이에 맞서 2019년 런던에 유럽본부를 개소한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이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운영되고 있다며 방송 면허를 취소했다.
중국 주요 매체들도 BBC 보도를 둘러싼 중국 정부의 비판에 동조하며 BBC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중국 신장 재교육 훈련소에서 여성들에 대한 조직적 강간, 성적 학대, 고문이 있었다는 BBC 보도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면서 "그러나 이 증언을 한 여성은 신장의 어떤 훈련소에도 간 적이 없고, 어떤 수술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이 선정적이고 소름 끼치는 보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직 증언한 여성과 '강간을 당했다'라는 그의 주장에 근거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BBC가 자신의 보도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이어 중국 소수민족 전문가인 아드리안 젠즈에 대해서도 강력히 비판했다.
신문은 "BBC 등 서방 언론으로부터 신장 전문가로 칭송받는 젠즈는 중국의 신장을 모독하기 위해 가차 없는 발언을 했다"면서 "BBC의 보도에도 어김없이 그가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자춘양(賈春陽)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박사는 "BBC가 너무 성급하게 편견을 가지고 '조직적 강간'을 결론지었다"면서 "일부 위구르인들은 동투르키스탄 분리주의자들에 의해 모집되고, 생계를 위해 중국을 모욕하는 거짓말을 하도록 설득당한다"고 주장했다.
자 박사는 이어 "분리주의 단체들은 보통 여성을 선택한다"며 "여성과 그들의 눈물은 독자들을 감동하게 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영국의 언론사를 둘러싼 갈등이 악화하면 양국 주재 특파원의 추방 조처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미국과 중국도 '언론 전쟁'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중국 최대 국영 뉴스통신사인 신화통신과 CGTN, 중국국제방송, 중국일보 등 5개 중국 관영언론을 외국 사절단으로 지정하는 제재를 가했다.
이에 중국은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중 기자증 시효가 올해까지인 기자들을 대상으로 10일 이내에 기자증을 반납하도록 했다.
또 '상호주의'를 거론하며 NYT, WP, WSJ 외에 VOA 방송, 타임의 중국 지국에 중국 내 직원 수와 재정 및 운영 상황, 부동산 등에 대한 정보를 서면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통지한 바 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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