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양한 바이러스 존재…반드시 조사 대상 포함해야"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이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하는 가운데 중국이 다른 국가들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그동안 우한은 코로나19 발원지가 아니라 최초로 바이러스가 발견된 곳이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5일 국가보건위원회(NHC)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정광(曾光) CDC 수석연구원은 "WHO는 우한을 방문한 뒤 다른 나라에서도 바이러스 추적 연구를 해야 한다"며 "2019년 폐렴을 앓은 환자의 혈액 샘플을 수집해 의심스러운 것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홍저우(盧洪洲) 푸단대학 상하이공공위생임상센터 교수도 "우한은 코로나19 발원지가 아니기 때문에 WHO 전문가들이 다른 나라에 가지 않는다면 바이러스의 기원을 밝힐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처음 보고되기 전에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브라질, 인도 등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증거가 있다고 전했다.
펑둬자(封多佳) 중국백신산업협회장은 "우한은 코로나19 기원 추적을 위한 정거장에 불과하다"며 "코로나19는 세계적인 감염병인 만큼 다른 나라에서도 추적 작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잔추(楊占秋) 우한대 바이러스연구소 교수는 "우리는 바이러스의 다양한 형태를 확인했고, 이것은 다른 장소에서 기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세계 여러 곳에서 기원 추적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WHO를 향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가 가장 많은 미국을 포함해 조사 대상국을 선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광 연구원은 "미국은 코로나19 기원 조사에 협력한 중국의 노력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고, 양잔추 교수는 "미국은 다양한 바이러스가 있어 코로나19 기원 연구를 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고 주장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2019년 12월 일부 헌혈자 혈액 샘플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됐다는 연구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미국도 중국처럼 WHO 전문가팀을 초청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조사와 연구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터 벤 엠바렉 박사가 이끄는 WHO 조사팀은 지난달 14일 우한에 도착한 뒤 화난(華南) 수산물 시장, 질병예방통제센터, 바이러스 연구소 등을 차례로 방문해 코로나19의 기원을 밝히는 조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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