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명인 잇따라 농민시위 지지 의사…인도선 항의 시위
정부 등도 반발…경찰은 툰베리가 공유한 문서 관련 수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농민시위를 둘러싼 찬반 대립 양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등이 농민 지지 의사를 거듭 밝힌 가운데 인도 내에서는 해외 유명인의 이런 움직임에 반발하는 기류가 거세지는 분위기다.
5일 NDTV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전날 수도 뉴델리에서는 농민시위에 반대하는 친정부 힌두민족주의 성향 군중이 시위를 벌이며 툰베리의 사진과 인형을 불태웠다.
이들은 "인도 국내 문제에 대한 간섭을 그만두라"며 "이런 상황을 더는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위대는 팝스타 리애나 사진도 함께 불태우며 분노를 드러냈다.
이들은 툰베리와 리애나의 최근 트위터 발언에 반발하며 거리로 나섰다.
리애나는 2일 자신의 트위터에 농민시위 관련 기사를 링크하면서 "왜 우리는 이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가"라는 글과 농민시위(#FarmersProtest) 해시태그를 붙였다.
툰베리도 3일 트위터에 "인도의 농민시위와 연대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4일에도 "나는 여전히 농민과 연대하고 있고 그들의 평화로운 시위를 지지한다"며 "증오, 협박, 인권 위반이 아무리 많아도 이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인도 혈통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조카 미나 해리스와 일부 발리우드 스타도 농민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인도 외교부를 비롯해 여당 주요 정치인들은 잇달아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외교부는 3일 유명인에 기댄 선정주의자들의 소셜미디어 부추김은 부정확하고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크리켓 스타 사친 텐둘카르를 비롯해 아누팜 케르, 악샤이 쿠마르, 수니엘 셰티 등 여러 발리우드 배우와 감독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도 정부를 편들었다.
경찰은 아예 툰베리의 트위터와 관련해 정식 수사까지 시작했다.
툰베리가 링크한 인도 농민시위 지원 요령 관련 문서(toolkit) 작성자를 찾아내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 문서와 국제 범죄 모의의 연관성을 살펴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농민 수만 명은 지난해 11월 하순부터 뉴델리 인근에서 '숙박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농민들은 지난해 9월 의회를 통과한 농업개혁법에 대해 시장 불안정성이 커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뉴델리 시내에서 이들이 주도한 '트랙터 시위'가 벌어지는 등 시위 수위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인도 당국은 뉴델리 외곽의 모바일 인터넷을 차단했고 시위대의 이동을 막기 위해 농민 집결지 인근 주요 도로에 철조망, 바리케이드, 차량 통과 방지용 못 등 여러 구조물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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