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장관 "내부서 종결, 외부로 나간 적 없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공개한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문건의 첫 번째 버전(v1.1) 외에 또 다른 버전도 산업부 내부 컴퓨터에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개 문건은 내용이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외에도 산업부 공무원이 삭제한 것으로 알려진 530개 파일 중 상당량이 산업부 내부에 남아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지난 1일 공개한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 문건과 같은 제목으로 2018년 5월 15일에 작성된 문서도 갖고 있나"란 국민의힘 한무경 의원의 질의에 "네. 찾았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산업부가 공개한 문건은 2018년 5월 14일 작성된 첫 번째 버전(v1.1)이다. 삭제된 문건 목록에는 2018년 5월 15일 작성된 같은 제목의 두 번째 버전(v1.2)도 있었는데, 이 문서는 공개되지 않았다.
성 장관은 "지난 1일 공개한 북한 원전 추진 문건은 공무원이 삭제한 컴퓨터가 아닌, 원전산업정책과 내에 있는 다른 컴퓨터에 남아있던 문서"라며 "이 문서가 있다는 사실은 지난해 언론에서 한차례 관련 내용이 보도됐을 때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한 방송국에서 삭제된 문서 목록 17개가 공개됨에 따라 해당 문서들을 찾는 작업을 했다"며 "그 결과 지난 3일 산업부 웹하드 내에 있는 원전산업정책과 저장 공간에서 두 번째 버전(v1.2)이 있는 것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두 문서는 단어 간 간격이 조절된 것 말고는 내용이 동일했다고 성 장관은 덧붙였다.
한 의원이 "삭제된 530개 파일을 다 찾을 수 있느냐"고 묻자 성 장관은 "530개 파일이 파일명이 변경되거나 지워졌기 때문에 정확히 확인하긴 어렵지만, 상당한 분량이 웹하드와 컴퓨터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파일도 공개하라는 한 의원의 요구에는 사실상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의원은 "산업부가 청와대에 보고해서 청와대가 보관하던 문건을 역으로 내려보내 산업부에서 공개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성 장관은 "원전산업정책과에서 찾은 문서이고, 언론 보도가 나오고 나서 다른 컴퓨터에서 찾아낸 것"이라며 "내부 보고만 하고 종결처리됐으며, 추가로 보고하거나 외부로 나간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성 장관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서도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청와대가 개입하지 않았느냐는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의 질의에는 "정부와 관련 기관과의 소통과 협의는 당연히 이뤄지는 것이며, 이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성 장관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신한울 3·4호기의 공사계획인가 기간 연장 신청을 한 것에 대해 "전기사업법에 따른 사업허가 취소 여부 등에 대한 법률 검토를 거쳐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달 8일 산업부에 신한울 3·4호기의 공사계획 인가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신청했다.
신한울 3·4호기는 정부의 탈원전 선언과 함께 건설 추진이 중단됐다. 전기사업법상 발전사업 허가를 취득한 지 4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공사 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발전사업 허가 취소 사유가 되는데, 그 기한이 이달 26일까지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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