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 거쳐 2013년 취임…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하기도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의 뉴스 전문 채널 CNN을 이끄는 제프 저커 사장이 연말에 사임한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현지시간) 저커 사장이 CNN과의 계약이 만료되는 연말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전날 직원들에게 알렸다고 보도했다.
저커 사장은 "지금으로써는 CNN을 떠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2013년 CNN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지상파인 NBC에서 각종 인기 프로그램들을 맡았던 거물 프로듀서 출신이다.
26세 때인 1991년 NBC의 간판 프로그램인 '투데이'의 책임 프로듀서로 임명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국적인 스타 방송인으로 발돋움한 리얼리티쇼 '디 어프렌티스' 제작에도 관여했다.
NYT는 이 같은 그의 경력은 CNN의 보도 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미 세계적인 뉴스채널로 자리를 잡은 상태였지만, 저커 사장 취임 이후 개별 사건 속에서도 인과관계를 강조해 시청자가 눈을 떼지 못하도록 하는 능력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그는 2016년 미국 대선에 앞서서는 공화당의 다른 후보들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대선이 끝난 뒤 저커 사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편한 관계가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이 자신에 대해 편파보도를 한다면서 저커 사장의 해고를 주장하기도 했다.
55세인 저커 사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조용하게 은퇴 생활을 즐기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적지 않다.
일각에선 저커 사장이 CNN의 모회사 격인 워너미디어로 자리를 옮기거나,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CNN 인수를 추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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