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부당한 조치" 반발…폴란드, 러시아 대사 초치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각국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독일, 스웨덴, 폴란드 외교관들에게 추방 명령을 내린 데 대해 부당한 조치라고 규탄하면서 재고하지 않으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AF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우리는 이번 추방을 부당하다고 본다"면서 "이는 지금의 러시아는 법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몇몇 EU 외교관을 추방하기로 한 러시아의 결정은 정당하지 않으며, 유럽과의 관계를 더 훼손할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을 재고하지 않으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폴란드 외무부는 자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이번 결정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EU 회원국들과 논의를 통해 상응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스웨덴 외무부도 AFP 통신에 러시아의 결정은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면서 자국은 적절히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과 체포에서부터 이번 EU 국가 외교관 추방까지 나발니 문제와 관련한 러시아의 조치를 "매우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러시아 외무부는 자국 주재 스웨덴, 폴란드, 독일 외교관들을 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들이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불법 시위에 참여했다고 추방 이유를 설명했다.
러시아의 이날 발표는 호세프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가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상호 관계 개선과 협력 문제를 논의한 가운데 나왔다.
보렐은 현지에서 러시아의 외교관 추방 조치를 강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편으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러시아로 돌아갔으나 귀국 직후 당국에 곧바로 체포됐다.
러시아 법원은 최근 나발니에게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2014년 사기 사건 연루와 관련한 집행유예 의무 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실형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에 EU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나발니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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