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용 승인·가격 경쟁력이 관건"…자국내 생산도 추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비상이 걸린 브라질 정부가 러시아 백신인 '스푸트니크 V' 대량 수입 의사를 밝혔다.
브라질 보건부의 에우시우 프랑쿠 차관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로부터 스푸트니크 V 1천만 회분 수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쿠 차관은 보건 분야 규제기관인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의 긴급사용 승인이 이뤄지고 가격도 수용 가능한 수준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푸트니크 V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와 제휴 관계인 브라질 제약사 우니앙 키미카를 통해 스푸트니크 V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전날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와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 보건당국에 신속한 긴급사용 승인을 촉구하면서, 스푸트니크 V 구매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스푸트니크 V가 임상시험에서 코로나19 예방효과가 입증된 이후 각국이 구매 의사를 밝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국가위생감시국은 지난 3일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 승인을 요청하는 제약업체에 대해 자국 내에서 3상 임상시험을 반드시 거치도록 한 규정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외국에서 이루어진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인정해 긴급사용 승인이 신속하게 이뤄지게 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스푸트니크 V와 미국 제약사 모더나 백신, 인도 제약사 바라트 바이오테크의 백신 '코박신'(Covaxin) 등에 대해 곧 긴급사용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국가위생감시국이 긴급사용을 승인한 것은 중국 시노백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2가지뿐이다.
국가위생감시국의 발표가 나온 직후 보건부는 러시아·인도와 백신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지난달 17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래 304만3천여 명이 접종을 마쳤다고 말했다. 전체 인구의 1.44%에 해당하는 수치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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