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D램 가격 상승 전환, 차량용 반도체는 공급 부족 심화
IC인사이츠 올해 두자릿수 성장 전망…"삼성 차량용 반도체 증설 가능성"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연초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등으로 반도체 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들 반도체 매출이 작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세계 반도체 무역 통계(WSTS) 기구가 정의한 33개 제품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이 나란히 18%, 17% 늘어 성장률 1, 2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올해 IC인사이츠가 예상한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 12%보다 5∼6%포인트 높은 수치다.
2019년에 가격 하락으로 -37%의 역성장을 기록했던 D램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재택근무, 원격수업, 온라인 커머셜 확대 등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성장세로 돌아섰다.
올해 반도체 시장에서는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도래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D램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서버 D램의 고객사 재고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공급업체도 보수적인 투자가 예상되면서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것이다.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노트북, 태블릿과 클라우드 업체의 서버 증설 등으로 매출이 24% 증가했는데 올해도 이러한 분위기와 5G 스마트폰 전환 등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향상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실제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와 D램 익스체인지 조사에서 지난달 PC용 D램과 서버용 D램의 고정가격(업체간 거래가격)은 일제히 상승세로 전환했다.
현재 D램 현물거래가격은 12월 고정거래가격과 비교해 20% 이상 높은 수준까지 올라 당분간 고정가격의 추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로 시장 현물가격은 기업간 고정가격 추이를 선행한다.
메모리 반도체 다음으로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올해 1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지난해 상반기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자 네덜란드·독일 등 유럽과 일본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대신 스마트폰, PC, TV, 가전 등 수익성이 양호한 컨슈머(B2C) 제품으로 생산을 돌린 탓이다.
미국의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은 반도체 부족으로 미국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하고 한국 공장도 감산에 들어갔다. 폭스바겐, 아우디, 포드, 도요타, 혼다 등도 일부 모델의 감산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IC인사이츠는 "이러한 공급 부족 사태와 함께 자율주행차의 발전, 전기차 판매 확대 등으로 올해 신차에 탑재되는 차량용 반도체 가격이 평균 550달러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KB증권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대만 정부가 긴급회의를 열고 TSMC 등 파운드리 업체에 증설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급 부족 사태는 6개월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움직임도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전체 매출에서 차량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업계는 향후 차량용 반도체 가격 인상 추이를 고려할 때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라인을 증설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향후 인수합병(M&A)을 공식화한 가운데 시장에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기업을 인수할 것이라는 추측도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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