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B 에어쇼 참가해 인도 전투기들과 동반비행
미군 "미-인도 파트너십의 중요 순간" 대중국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군 전략폭격기 B-1B가 75년 만에 인도에 착륙했다.
명목적으로는 에어쇼 참가이긴 하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악화하는 상황과 인도의 지정학적 역할을 고려하면 미국의 강력한 대중국 메시지로 읽히기도 한다.
7일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엘즈워스 공군기지 소속 B-1B 폭격기 1대가 지난 3일(현지시간) 인도 벵갈루루 기지에서 열린 '에어로 인디아'(Aero India) 에어쇼에 참가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홈페이지에서 "B-1B '랜서'와 공군 40여명이 에어로 인디아 2021에 참가했으며 실시간 항공 시연을 통해 장거리 타격 능력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미국의 폭격기가 인도 공화국 역사상 처음으로 인도 땅을 밟았다"며 "이것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했다.
미군의 폭격기가 인도에 착륙한 것은 75년 전 인도가 영국의 지배를 받던 시기인 1945년 10월 이후 처음이라고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설명했다.
B-1B는 에어쇼에서 테자스 전투기와 함께 인도 상공을 비행했다.
인도 공군과 합동 비행을 이끈 미군의 마이클 패슬러 중령은 "우리 폭격기가 처음으로 인도 공군과 통합 비행을 했다"며 "오늘은 미국과 인도의 파트너십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미군 대표단 마크 웨더링턴 중장도 "폭격기의 에어쇼 참여는 우리의 파트너십의 힘과 국제 안보에 대한 공동의 헌신과 국제질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홍콩의 자치권, 대만의 민주주의 체계, 중국 신장 지역의 소수민족 인권탄압 논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관행 논란 등을 두고 전방위 갈등을 겪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인도를 중국의 역내 세력확장을 견제할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인도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구성한 안보 협력체인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국가 중 하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는 중국의 해양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쿼드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은 최근 중동지역에서 9개월 넘게 이란을 견제하는 등 중부군사령부 지원 임무를 수행하던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를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시켰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직후 핵 추진 항모 2척이 남중국해 근해서 활동하게 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아태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외교 및 군사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7함대는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지스 구축함 '존 매케인함'의 남중국해 항행 사실을 사진과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이날 핵추진 잠수함 '오하이오'가 미 해병 제3원정군과의 합동 훈련을 위해 일본 오키나와 인근을 경유한 사실을 공개했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