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5달러안 공감에도 구제법안 포함 추진 여부 놓고 마찰 조짐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 예산위원장이 최저임금 인상안 처리 방안을 놓고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에 불만을 피력하며 마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해 "시간당 15달러(약 1만7천원) 최저임금은 급진적인 발상이 아니다"라며 "높은 집세와 생활비를 감안할 때 미국에서 주 600달러 수입은 많은 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주 40∼50시간 일하고 가난하게 살아선 안 된다"며 "우리는 2007년 이래 오르지 않은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샌더스 의원은 최저임금 인상안을 1조9천억 달러(2천100조 원) 규모의 초대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기부양안에 포함해 처리하는 방안에 부정적인 듯한 바이든 대통령의 언급을 문제 삼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CBS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구제법안을 통해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는 (법안에) 그것을 담았지만, 그게 살아남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끝까지 해내기 위해 그에 대한 별도의 협상을 각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샌더스 의원은 이 발언을 거론하며 대통령이 틀렸으면 좋겠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안을 구제법안에 담을 수 있게 정말 열심히 일하는 법률가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로의 인상안에는 바이든이나 샌더스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구제법안에 담아 통과시킬지에 대한 방법론에서 인식 차를 보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넘긴 구제법안에 15달러로의 최저임금 인상안을 담았지만, 공화당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상당히 강한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5일 상원이 단순 과반으로도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결의안을 처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최저임금 인상안을 저지하는 수정안이 채택됐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현실을 감안해 별도 트랙으로 최저임금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인데, 샌더스 의원이 이를 비판한 모양새가 된 셈이다.
샌더스는 또 최저임금 인상보다 현금 지급이 더 강조될 필요가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30만 달러를 버는 이들에게 (현금이) 흘러가지 않도록 강고한 벽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세드릭 리치먼드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MSNBC에 출연해 정부는 여전히 최저임금 15달러 인상안을 지지하며, 바이든이 제안한 구제법안에서 이를 지키려는 샌더스 의원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리치먼드 고문은 "대통령 언급은 상원이 그리할 것이라는 그의 예측일 뿐"이라며 상원이 여전히 최저임금 인상안을 구제안에 포함할 수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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