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집회금지 거부하는 대규모 시위대에 군정 강경 대응 수위 계속 높여
만달레이서는 시위대·기자 20여명도 체포…양측간 일촉즉발 긴장감 고조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국민의 쿠데타 항의 시위에 군사 정권이 계엄령 선포와 야간통행 및 집회금지로 강경 대응하자, 시위대가 이에 불응하고 나흘째 시위를 이어가면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군정이 물대포에 이어 경고 사격을 하고 고무탄 및 최루탄까지 발사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유혈 사태'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
9일 현지 언론 및 외신에 따르면 경찰은 수도 네피도에서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 해산을 위해 경고 사격을 한 뒤 고무탄을 발사했다.
한 목격자는 로이터 통신에 "시위대 방향이 아닌 허공을 향해 경찰이 총기를 발사해 시위대가 도망쳤다"고 말했다.
AFP통신 역시 목격자를 인용, "두 차례 경고 사격이 허공을 향해 이뤄진 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을 발사했다"면서 몇 명이 부상한 것을 봤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3명 이상이 머리에 부상을 입어 큰 병원으로 옮겨지기 전에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도 경찰이 시위대 해산을 위해 최루탄을 쏘고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또 네피도와 만달레이 그리고 양곤 동북부 바고시에서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했다.
네피도의 경우, 경찰이 이틀 연속 물대포를 이용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만달레이에서는 경찰이 기자 1명을 포함해 시위대 최소 27명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달레이는 최소 7개 구에서 전날 밤부터 야간통행 금지와 5인 이상 집회 금지 조처가 내려졌다.
군정은 이와 관련, 이날 오후 공보국 페이스북을 통해 만달레이와 양곤 일부 지역 등에 발령한 5인이상 집회 금지 조처를 양곤 및 네피도 전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집회 금지 지역에는 카친·카야·몬주 일부 지역 등도 포함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군정의 이같은 강경한 대응은 전날 일부 지역에 대한 계엄령 및 집회 금지 조처에도 대규모 거리 시위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도 최대 도시 양곤과 만달레이, 네피도를 중심으로 나흘째 대규모 평화 시위가 이어졌다.
오전부터 양곤시 산차웅 구(區)에서는 교사 200명가량이 도로를 따라 행진하며 시위를 벌였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교사인 테인 윈 소는 통신에 "군정의 경고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그게 우리가 오늘 거리로 나온 이유"라면서 "우리는 어떠한 군부독재도 원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세인 구에서는 철도국 직원들이 거리로 나섰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북부 샨주에 있는 바고시와 다웨이를 포함해 여러 도시에서도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현지 언론인 미얀마 나우도 교사, 간호사, 철도 노동자와 보건분야 관계자 등 더 많은 공무원들이 전국의 여러 도시에서 진행된 쿠데타 항의 시위에 동참했다고 전했다.
1988년 민주화 운동을 이끈 이른바 '88세대'로 최근 항의 시위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민 꼬 나잉은 성명을 내고 3주 동안 계속해서 총파업을 진행하자며 "미얀마 전역의 시위대가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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