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범죄 확산 우려"…지방 검찰, 특별 대응팀 가동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공격이 잇달아 인종 혐오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8일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84세 태국계 남성이 아침 산책 도중 19세 청년의 공격을 받고 숨졌다.
사흘 뒤에는 오클랜드 차이나타운에서 28세의 남성이 갑자기 아흔살이 넘은 남성 등 3명을 갑자기 밀쳐서 넘어뜨려 부상을 입혔다.
용의자는 폭행 혐의로 기소돼 현재 정신감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계 노인을 상대로 한 살인 및 폭행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샌프란시스코 앨러미다 카운티 검찰은 특별 대응팀을 가동한다고 발표했다.
낸시 오맬리 검사는 "아시아계, 특히 중국계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건은 직접적인 연관성이 보이지 않을 뿐 더러 가해자가 범죄를 저지른 동기도 명확하지 않지만,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하는 혐오 범죄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로 중국 우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정서는 눈에 띄게 확산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권리 보호단체의 존 C.양 회장은 "지난해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급격히 늘어났는데, 이중 다수가 코로나19와 연관된 레토릭(수사)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가 지난해 6월 실시한 조사 결과 팬데믹(대유행) 기간에 아시아계의 3분의 1 가량이 인종차별적 발언에 노출됐고, 26%는 육체적 공격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 혐오적인 레토릭의 시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그가 코로나19를 '차이나 바이러스'로 지칭하자, 이에 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특정 지명은 해당 지역의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낳을 수 있다며 'Covid-19'를 공식 용어로 채택했다.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 빈발하자 유명 배우인 중국계 대니얼 우와 한국계 대니얼 대 김은 오클랜드 차이나타운 사건 용의자 제보에 미화 2만5천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기도 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째주에 '외국인을 혐오하는 내용의 레토릭은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의 미국 시민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발표하는 등 인종 차별행위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해당 사건의 동영상을 봤는지 모르겠지만,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행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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