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국, 중앙기율위 활용해 관리의 업무능력·충성도 주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 공산당 사정·감찰기구인 중앙 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가 반부패 캠페인을 지휘하는 동시에 관리들에 업무 성과를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공산당이 중앙기율위를 부패 척결뿐만 아니라, 관리들의 업무능력과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데도 적극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앙기율위는 지난 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저우융캉(周永康) 같은 호랑이와 관련된 부패 요소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호랑이'는 중국에서 고위 부패 사범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면서 "공안부 같은 조직에서 독성 요소를 뿌리뽑는 작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집권 시절 공안 사령탑이었던 저우융캉은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후 숙청돼 2015년 뇌물수수와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중앙기율위는 수백만 경찰과 치안기구를 관리하는 공안부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저우융캉을 비롯해 공안부 부부장을 지낸 멍훙웨이(孟宏偉) 전 인터폴 총재, 쑨리쥔(孫力軍) 공안부 부부장이 퍼뜨린 나쁜 영향을 근절하지는 못했으며 핵심 분야 권력들에 대한 감독과 통제 역시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은 전직 간부들의 중대한 법률 위반을 반면교사 삼아 조직 내 그들이 남긴 유독한 영향력을 완전히 근절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앙기율위는 또한 산시(陝西)성도 자오정융(趙正永) 전 서기가 남긴 독성을 근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직위를 이용해 프로젝트 및 인사에 개입해 금품을 받은 혐의 등을 받은 자오 전 서기는 지난해 7월 '사형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중앙기율위는 다만 충칭시에 대해서는 일련의 부패 스캔들에 따른 "유독한 영향력을 단호히 근절했다"고 이례적으로 칭찬했다.
충칭시는 시 주석의 최대 정적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 전 서기를 필두로 그 측근들이 줄줄이 부패 혐의로 실각했다.
이후 시 주석의 측근이자 유력한 차기 최고 지도자 후보군에 속한 천민얼(陳敏爾)이 충칭시를 이끌고 있다.
중앙기율위는 '호랑이 사냥'을 계속될 것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시 주석에 대한 충성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리들은 공산당의 비전에 맞춰 임무를 수행해야하며, 시 주석이 중점을 두는 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부의 알프레드 우 교수는 SCMP에 "중앙기율위 보고서의 강경한 어조는 관리들에게 부패 척결과 현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충성심을 키우는 데 있어 안주하면 안된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정권의) 안정에 대해 100% 확신하길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학원대학의 셰마오쑹(謝茂松) 교수는 중앙기율위가 점차 "관리들의 업무 매진"을 독려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강력한 사정작업에 일부 관리들은 실수를 줄이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번 보고서를 보면 중앙기율위는 부패 문제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관리들의 업무 성과와 질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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