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즈 대통령, 야권이 '임시 대통령' 추대한 대법관 등 은퇴시켜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카리브해 아이티에서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과 그를 축출하려는 야권의 갈등이 계속 깊어지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이즈 대통령은 지난 8일 밤 대법관 3명을 은퇴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3명 중엔 야권이 8일 모이즈 대통령을 대신 할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한 조제프 메센 장루이 대법관과 아이티 정부가 7일 쿠데타 연루 혐의로 체포한 또다른 대법관이 포함됐다.
모이즈 대통령이 자신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야권 성향의 대법관을 강제로 은퇴시킨 것이다.
오랜 정치·사회 혼란과 극심한 빈곤, 잦은 자연재해로 신음해온 아이티에서는 최근 모이즈 대통령에 대한 야권의 퇴진 압력이 거세지며 혼돈이 심화하고 있다.
바나나 생산업자 출신의 모이즈 대통령은 대선 부정 시비 속에 예정보다 1년 늦은 2017년 2월 취임했다. 그는 자신의 5년 임기가 취임 후부터 시작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권은 그의 임기가 전임자 임기가 끝난 2016년에 시작됐다고 봐야한다며 이미 끝났다고 주장한다.
임기 논란에서 모이즈 대통령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던 미국 정부도 모이즈 대통령의 대법관 축출에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은 빈국 아이티의 최대 원조 지원국이다.
아이티 주재 미국 대사관은 전날 성명에서 "아이티의 민주적 기관을 훼손할 수 있는 모든 행동에 깊이 우려한다"며 "행정명령이 아이티 헌법과 법률에 일치하는지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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