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방에 '물러서지 않겠다' 메모…가담 변호사 '찾았으면 찢겼을 텐데'
다급한 상황 경찰 무선교신도 공개…"일부의원, 잡힐 것 우려 '배지 떼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상원 탄핵심판을 주도하는 하원의 탄핵소추위원단은 10일(현지시간) 지난달 6일 의회 난입사태 당시 폭도들의 모습이 담긴 새로운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또 의사당을 경호하는 경찰관들이 시위대에 폭행을 당하는 상황을 묘사하는 내용의 긴박했던 경찰 무전 내용도 처음 공개됐다.
의사당 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무실에 침입한 남성이 전기충격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CNN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하원 탄핵소추위원인 스테이시 플래스켓 하원의원은 이날 탄핵심판에서 지난달 의회 난입 사태 당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무실에 침입한 리처드 바넷(60)이 95만 볼트짜리 지팡이 모양의 전기충격기를 소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바넷은 펠로시 의장 책상에 발을 올리고 찍은 사진으로 문제가 됐던 인물이다.
플래스켓은 당시 찍힌 사진을 확대해 보여주면서 바지춤에 숨겨진 장치가 전기충격기라고 결론 내린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 결과를 전했다.
바넷이 당시 펠로시 의장 사무실에 남긴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쓴 쪽지도 공개됐다. 그는 출입제한 구역 무단출입과 공공기물 절도 등의 혐의로 지난달 기소됐다. 또 의사당 건물 남쪽에서 발견된 파이프 폭탄과 그의 픽업트럭에서 발견된 군용 무기 등과 관련해서도 기소됐다.
또 다른 영상에는 난입 폭도들이 "낸시, 어디 있나. 널 찾고 있다"라고 외치면서 펠로시 의장을 찾아 복도를 돌아다니는 모습도 담겼다.
플래스켓 의원은 "그들은 펠로시를 찾아 해치거나 죽이려는 의도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그의 사무실을 뒤지고, 직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며 "트럼프가 그 임무를 위해 그들을 보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친 낸시는 아마도 작은 조각들로 찢겼을 텐데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라는 윌리엄 칼훈이라는 변호사의 페이스북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칼훈은 폭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시위대를 막던 경찰관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담긴 무선 교신 내용도 나왔다.
경찰관들은 "다수의 부상자가 있다", "서쪽 전선에 흥분한 50여 명의 폭도 무리가 있다", "사열대를 해체하고 있다"고 외치는 등 당시 위급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지금 당장 지원 병력이 필요하다. 그들이 출입구를 허물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금속 막대기를 던지고 있다"고 의사당이 뚫리기 직전의 목소리도 들렸다.
폭도가 의사당을 점령하자 대피하던 의원 일부가 옷깃에 부착된 의원 배지를 서로 떼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탄핵소추위원인 에릭 스월웰 하원의원은 "폭도들에게 보이거나 잡힐 것을 우려해 동료들이 서로 '의원 핀을 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시위대가 의사당 창문을 흉기로 박살내고 난입하는 모습, 금속 막대로 경찰관을 폭행하는 장면,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인증한 의회 합동회의를 주재했던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을 겨냥해 '펜스를 교수형에 처하라'(Hang Mike Pence)고 외치는 장면, 펜스 부통령이 대피하는 모습 등도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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