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AI, 일상언어 이해하고 자산관리…직원 인사도 맡겨

입력 2021-02-15 06:10  

은행 AI, 일상언어 이해하고 자산관리…직원 인사도 맡겨
앱 탑재는 물론 지점 대체도 고려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이 은행업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주고 있다.
국내 5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은 애플리케이션(앱) 등 비대면 서비스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대면 서비스에도 AI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 상품 권유는 기본, 은행원 대체 서비스도 추진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부터 고객을 상대 업무 전반을 AI 기술 기반으로 전환한 '디지털 혁신 점포'를 확대하고자 인프라를 만들고 있다.

디지털 혁신 점포에는 은행원 대신 고객의 음성을 분석·이해하고 일상 언어를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 은행원'(AI 뱅커)도 필요하다.
신한은행은 이 서비스 구축을 위해 삼성전자[005930]와 협약하고 인공인간 '네온(NEON)'을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네온을 통한 상담이 고도화한다면 전통 영업점 위치를 벗어나 고객 상담형 기기 배치로 효율적인 영업 현장을 만들 수 있다"며 "소형 키오스크를 통해 24시간, 365일, 장소 제한 없는 은행 영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환전할래", "알아봐 줘" 등 일상어가 학습된 챗봇(채팅+로봇) '하이'(HAI)가 앱에 탑재돼 있다.
하이를 이용하면 궁금한 것을 묻거나 간단한 조회·이체를 할 수 있고, 일부 적금도 챗봇 화면에서 가입된다.

국내 5대 은행 모두 AI로 금융시장 전망을 하고, 이 전망에 따라 투자 자산 구성을 추천하고, 변경까지 제안하는 서비스를 갖췄거나 올해 안에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AI가 각종 시장지수, 경제지표를 활용해 미래 시장을 예측하고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 상품까지 관리하는 시스템을 올해 7월 출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시스템은 시장 전망 분석, 자산배분, 상품 평가·선정 등 모든 과정을 AI로 처리하며 AI가 머신러닝으로 스스로 성능을 높여가게 된다. 이 시스템은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에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고객 투자 성향을 세분화하고, 투자 상품 성과를 분석하고, 초개인화 투자구성을 제안하는 AI 기반 투자 플랫폼을 이달 안에 구축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 '케이봇쌤', 하나은행 '하이 로보', 농협은행 'NH로보-프로' 서비스 모두 AI와 머신러닝을 통해 개별 고객에게 맞는 투자 구성을 제안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 외에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정책자금을 추천하는 'KB 브리지(bridge)'를 운영 중이다.
이 플랫폼은 AI와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수많은 정책자금 중 각 자영업자의 특성에 맞는 정책자금을 추천한다.

◇ 인사·승진, 법인카드 감시에도 AI 활용
AI 기술은 대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은행 인사와 내부통제 등 내부 제도에도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국민은행은 작년 7월 'AI 알고리즘 기반 인사 시스템'을 활용해 영업점 직원 인사이동을 실시했다. 올해 초에는 점포장급 배치, 지역 간 이동까지 활용 폭을 넓혔다.
AI 알고리즘 기반 인사 시스템은 직원의 업무 경력, 근무 기간, 자격증, 출퇴근 거리 등을 고려해 최적의 근무지를 선정한다. 또 직원 개인 고충 사항과 개별 업무추진 사항도 반영되도록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AI 기반 인사 시스템에서 사람의 판단이 전적으로 배제되지는 않지만, 모든 직원 인사이동을 동일한 기준과 원칙에 따라 운영하도록 해 더 좋은 결과를 이뤄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진행한 정기 인사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2천414명을 이동 또는 승진시켰다.
신한은행 인사에서 AI는 직원 업무숙련도와 영업점 직무 데이터를 정량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특정 작업을 처리하는 데 직원마다 걸린 시간 등을 입력해 자료로 활용했다"며 "첫 AI 활용 인사여서 일부 정보는 사람이 보충해야 했지만, 인사 결정의 70% 정도는 AI가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AI가 직원의 최적 근무지를 선정하는 자동 매칭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지난해 소규모 인사이동에 적용했다. 올해는 이를 고도화해 7월 대규모 인사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작년 10월부터 펀드상품 불완전판매 사후점검에 AI 기술을 투입했다. 로봇자동화시스템(RPA)이 머신러닝 기술로 학습한 정보를 기반으로 고객이 꼭 작성해야 하는 86개 항목에 빠진 것이 있는지 점검한다.
농협은행은 또 작년부터 사내 법인카드 이상거래 탐지에도 AI 도입 시험을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KT[030200]와 AI 기반 투자상품 불완전판매 방지 프로세스 도입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hy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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