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일 연이틀 폭설 이어져…항공편 운항 차질 잇따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지난 며칠 동안 기록적 폭설이 내려 대중교통이 마비되고 항공편 운항이 심각한 차질을 빚는 등 대소동이 벌어졌다.
14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13일) 하루 동안 모스크바에선 강설량 기준 17.6 밀리미터(mm)의 눈이 내렸다.
이는 러시아에서 1879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하루 강설량으론 최대 기록이라고 현지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연구센터' 소장 로만 빌판드가 밝혔다.
이전 하루 최대 강설량 기록은 2019년에 세워진 13.6mm였다.
강설량은 눈을 녹여 물로 환산한 양으로 설량계(雪量計)를 이용해 측정하며 mm 단위로 표시한다. 모스크바에선 시내 북쪽의 BDNKH 관측소 강설량을 기준으로 한다.
또 모스크바 적설 높이는 최고 기록에 1cm가 부족해 역대 2위를 차지했다.
빌판드 소장은 이날 "(BDNKH) 관측소에서 (2월 14일까지의) 역대 최대 적설 높이는 60cm였는데 오늘 아침 높이는 59cm였다"면서 "기록이 깨지지는 않았지만 (1879년) 기상 관측 개시 이후 역대 두 번째"라고 설명했다. 14일 낮에는 별로 눈이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12일에도 모스크바에서 강설량 기준 13mm의 눈이 내려 지난 1973년 세워진 같은 날 기록(7.3mm)이 깨졌다.
12~13일에 걸친 폭설은 2월 강설량으론 최근 50년 사이 3대 기록 안에 든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기록적 폭설이 내리자 시내에선 최악의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12일 저녁 10단계로 나뉜 교통 정체 지수는 최대치인 10에 달해 차량 운행이 거의 마비되다시피 했고, 이튿날에도 8~9의 지수가 유지됐다.
주요 공항들에선 항공편 출발 지연과 취소가 이어졌다.
13일 하루 동안에만 140여 편의 항공편이 지연되고 20여 편이 취소됐다.
제때 출발하지 못한 승객들은 영하 15~20도의 혹한에 공항 대합실 벤치와 바닥에서 웅크린 채 잠을 자는 고충을 겪었다.
모스크바 시 당국은 7만여 명의 인력과 1만4천여 대의 제설 차량을 동원해 눈 치우기에 나섰지만, 쌓인 눈을 모두 치우는데 5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기상당국은 모스크바 지역의 눈이 14일 저녁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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