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EU 정상회의 의장국 포르투갈, 회원국 독려 가능"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유럽연합(EU)과 투자협정 체결에 합의한 가운데, 협정 비준을 위해 포르투갈의 도움을 절실히 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은 지난달 1일부터 6개월 임기의 EU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고 있다.
포르투갈의 유럽 내 영향력이 크지는 않지만, 중국으로서는 '친중 성향'의 포르투갈이 의장국을 맡는 기간 비준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EU 정상회의 의장국은 민감한 문제에서 회원국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고 교착상태에 빠진 문제를 해결할 책임이 있어 중국이 포르투갈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EU 투자협정은 EU 27개 회원국과 EU 의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협정의 실제 체결과 시행까지는 최소 수개월에서 2년까지도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제노역 금지 등 노동자 보호를 위한 규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EU 의회는 지난달 중국 정부의 홍콩 시민운동가들에 대한 탄압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투자협정 비준시 중국의 인권 상황을 감안하겠다"고 경고했다.
장밍(張明) EU 주재 중국대사는 SCMP에 "포르투갈이 EU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가능한 한 빨리 회원국들에 협정에 대한 검토과정을 마칠 것을 독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르투갈은 중국과 매우 가까운 친구"라며 "중국-포르투갈 관계는 양자 관계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CMP는 영국이 홍콩을 이양할 때와 달리 포르투갈이 1999년 마카오를 이양할 때 중국과 순조롭게 협상을 진행했으며, 이에 중국이 포르투갈과의 관계를 '윈윈 협력'의 관계로 본다고 전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의 포르투갈 투자는 43억6천만 달러로, 미국의 12억6천만 달러의 세배 이상을 차지했으며 미국은 포르투갈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CMP는 다만, 중국의 바람에도 EU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포르투갈이 제시한 다섯 가지 의제에 중국과의 투자협정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현재 중국과 국경 분쟁 중인 인도와 EU 간 정상회의를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왕이웨이(王義의<木+危>)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SCMP에 "프랑스 같은 EU 주요국과 달리 포르투갈은 인권 문제를 강조하지 않아 중국에 이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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