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력·치명도는 추가 연구 필요"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에서도 외국 유입이 아닌 자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가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염력과 치명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코로나19에 이어 미국발 변이까지 나타나자 확산세 상승이 우려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이날 미국 전역에서 동일 유전자에서 발현된 7개 종류의 코로나19 변이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한 제레미 카밀 루이지애나 주립대 교수는 "코로나19에 변이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아직 변이 코로나19가 전염력이 더욱 강한지 판단할 수 없지만 인간 세포 침투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에서 변이가 발생함에 따라 우려스럽다"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1% 미만의 코로나19 샘플에서 유전자를 분석했기 때문에 변이 코로나19가 주종으로 자리 잡았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NYT가 전했다.
연구진은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샘플을 채취해 조사를 벌였지만, 최초 발현지를 지목하지는 못했다.
또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게 전염력이 높아서인지, 아니면 연휴 동안 이동량이 증가했거나 슈퍼볼 결승전과 같은 '슈퍼 전파' 행사 때문인지도 판별하기 어렵다.
변이 코로나19가 확인됨에 따라 보건 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신규 확진자가 급격하게 줄었고, 이에 따라 새로운 학기부터 초·중·고의 대면 수업의 확대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가 느슨해진 상황에서 변이 코로나19가 확산할 경우 그동안의 방역 노력이 수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연구가 진행될수록 변이 바이러스가 위협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지난 12일 변이 코로나19가 초기에 유행한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강한 데다 치명도 역시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도 B.1.1.7이라는 이름이 붙은 변이 코로나19가 열흘에 두 배 정도의 속도로 급속하게 퍼지는 중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월께 변이 코로나19가 주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 자체 변이 코로나19까지 발견됨에 따라 백신 접종으로도 확산 차단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NYT가 전했다.
현재 미국은 하루 166만 회분의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애초 목표치인 150만 회분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다.
한편 학계에서는 코로나19의 변이가 인체에 쉽게 침투하도록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고 보지만, 일각에서는 바이러스의 침투 경로는 여전히 불명확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제이슨 맥레란 텍사스대 구조생물학자는 "변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아직 알 수 없다"라며 "연구가 더욱 진행돼 시험 자료가 축적돼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aayy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