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설 연휴 기간 페이스북의 최신 VR(가상현실)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를 사용해보니 VR 기기 대중화가 눈앞에 왔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기존 VR 기기는 무겁고 불편할뿐더러 쓰고 나면 곧 어지러워져 오래 착용할 수 없었다. 즐길 콘텐츠도 딱히 없어 '일회성' 이벤트에서나 잠시 체험해보는 것이었다.
반면 오큘러스 퀘스트2는 여러 면에서 '한 번 사서 써 볼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용하기 편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따로 유선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 무선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해상도가 전작보다 50% 개선돼 4K 수준의 화질을 지원하기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기자는 스타워즈 VR 게임 시리즈 중 하나인 '베이더 이모탈'을 플레이해봤는데,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마치 우주선 안이라는 다른 공간에 들어온 느낌을 받았다.
등장 캐릭터를 아주 가까이 볼 때를 제외하고는 가상현실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였다. 2m는 돼 보일듯한 크기의 다스베이더가 처음 등장할 때, 어두운 복도에서 창살을 통해 방 안의 다스 베이더를 몰래 관찰할 때는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전용 터치 컨트롤러의 제어력 역시 상당히 우수하다고 느꼈다.
라이트 세이버로 광선검을 뽑아 들거나 스톰트루퍼가 날리는 총알을 받아쳐 되돌리는 공격을 할 때 '지지직'하는 스파크가 그대로 손으로 전해진다.
VR 리듬 게임인 '비트 세이버'를 할 때도 리듬에 맞춰 컨트롤러로 타일을 쪼개야 하는데, 타격감이 좋았다.
다만 게임이 아니라 360도 VR 영상을 볼 때는 픽셀이 깨지는 현상이 눈에 들어와 집중하기 어려웠다.
VR 영상은 게임과 달리 주로 밝은 화면이 나와 잘 보이는 데다 집의 와이파이 속도도 느려서 그랬던 것으로 보인다.
어지러움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게임 속 넓은 공간 곳곳을 단시간 내 순간 이동해야 할 때는 다소 멀미가 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방 안을 직접 걸으면서 게임 내 공간을 탐색할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순간 이동하면서 지연이 생기고, 잔상이 남았기 때문이다.
안경을 쓰는 사용자들은 오래 착용하기가 불편하다는 점, 배터리 사용 시간이 2시간 정도로 짧은 편이라는 점, 해외와 비교해 국내 콘텐츠가 적다는 점 등은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성능이 향상됐고, 가격은 40만원대로 떨어졌기에 입문용 VR 기기로는 손색이 없다는 느낌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이 오큘러스 퀘스트2를 이달 2일 판매 시작한 지 3일 만에 초판 물량인 1만대가 매진됐다.
업계 관계자는 "오큘러스 퀘스트2는 VR 대중화를 이끌 첫 단말"이라며 "앞으로 VR 기기도 스마트폰처럼 2∼3년 주기로 교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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