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 유로드론 개발·제조 허가…독일 20억 유로 투입
(베를린=연합뉴스) 이 율 특파원 = 유럽이 무기 제조산업의 해외의존도를 낮추는데 속도를 내기로 했다. 유로드론을 자체적으로 제조하기로 하면서다.
독일과 프랑스 정부 수장은 최근 군사·안보위원회의 회의에서 유로드론의 개발과 제조를 허가했다고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독일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 연정은 유로 드론 프로젝트에 20억 유로(약 2조6천764억원)를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늦어도 3월께 독일 예산위원회에서 이 프로젝트가 통과되면, 유로드론 제조를 위한 계약 체결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독일 연방군은 2028년부터 사용할 군사용 다목적 드론을 사들일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이스라엘 제조사 헤론에서 리스해 쓰던 군사용 드론은 이로 대체된다.
유로드론 프로젝트는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공동프로그램 결과물이다.
독일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유로드론은 해외에서 군사작전시 정찰을 통해 지상 주둔지에 항공사진을 전송해 연방군의 장비에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더해 이 원격조정 비행체에는 무장도 가능하다.
유럽 무기 제조산업은 군사드론 제조에 착수하면서 지난 수십 년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점유해온 영토에 진입하게 된다.
이 방위기술 부문은 미국에서만 900억달러(약 100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고, 매해 두 자릿수의 성장 속도를 기록 중이다.
디르크 호케 에어버스 방위·항공 사장은 유로드론이 산업 정책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라고 지적하면서 "무인비행체 부문에서 우리는 국제사회를 따라가지 못할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마지막으로 여기에 올라탈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로드론 프로젝트는 라팔과 유로파이터 등 후속 6세대 전투기 제조와 즉각적으로 연결된다. 6세대 전투기는 독일과 프랑스가 1천억 유로(약 134조원)를 투입할 예정인 미래전투기시스템(FCA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된다. 6세대 전투기는 한 무리의 무인비행체와 동반하게 되며, 군사작전시 정보를 공동 전투클라우드에서 내려받는 구조다.
유럽 군당국과 무기제조업체들은 이같이 수조원이 들어가는 유로드론 개발·제조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품을 유럽 내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당장 유로드론의 엔진을 어떤 제조사 것으로 하느냐가 관건이다. 후보로는 프랑스 사프란과 독일 ZF프리드리히하펜의 엔진과 이탈리아 아비오와 GE의 엔진이 겨루고 있다. 샤프란·ZF의 엔진은 미국산 부품 없이 제조하지만, GE·아비오의 엔진은 저렴하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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