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도움을"…미얀마 시위대 대사관 찾고 8개국어 호소

입력 2021-02-16 10:35   수정 2021-02-16 12:24

"국제사회의 도움을"…미얀마 시위대 대사관 찾고 8개국어 호소
미국·한국·일본 대사관 등서 지지 요청…중·러엔 "군부 지지 말라" 촉구
외대 학생들, 한국어 포함 8개국어로 쿠데타 규탄·시민불복종 지지 SNS 게재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가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미얀마 국민들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지지를 끌어내 미얀마 군부를 압박하려는 의도와 함께, 점차 가까워지는 듯한 군부의 무력 진압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도 읽힌다.



미얀마 시위대는 연일 양곤 중심부의 미국 대사관을 찾고 있다.
이들은 쿠데타 규탄과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석방을 촉구하는 피켓 외에도 '우리를 구하기 위해 미군이 필요하다'는 영문이 적힌 피켓까지 들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쿠데타를 규탄한데 이어 경제 제재 의사까지 밝힌 상태다.
주미얀마 미국 대사관도 최근 성명을 내고 시위대를 지지한다며 '호응'했다.



지난 15일에는 한국 대사관 앞에서도 시위대가 모여 쿠데타를 규탄하고 한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한 교민이 찍은 사진에는 한국어로 '미얀마 군사 쿠데타를 인정해주지 말 것을 부탁합니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시위대의 모습이 잡혔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도 시위대가 비슷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쿠데타 당일인 지난 1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이 담화를 통해 우려를 표명하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의 석방을 촉구한 바 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쿠데타에 미온적 입장을 보이는 중국과 러시아 대사관에서는 시위대가 '군부를 지지하지 말라'며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국은 쿠데타 사태에 대해 각 당사자가 갈등을 적절히 처리해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만을 보여 미얀마 군부의 '뒷배'로 의심받는 데다, 시위 진압 지원을 위한 정보기술(IT) 기술자 파견설까지 나오며 반중 정서가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만달레이 외국어대(MULF) 학생들은 전공을 살려 쿠데타 및 군사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를 호소하는 글을 8개국어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8개국어는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중국어,러시아어,일본어,독일어,프랑스어,태국어 등이다.
현지 매체인 미얀마 타임스는 지난 14일 교내 시위에서 학생들이 8개국어 입장문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만달레이 외대 학생들은 "다른 나라 국민들에게 현재 미얀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리고 싶어서 여러 외국어로 입장문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당 학과 학생들이 각국 언어로 낭독한 쿠데타 규탄 및 시민 불복종 지지 메시지를 페이스북(https://t.co/xZzXJBmNTE?amp=1)에도 게재했다.
한 학생은 한국어로 "우리는 군부 쿠데타를 단호히 반대합니다.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선택한 정부만 받아들일 것입니다"라며 "시민 불복종 운동에 협조하신 모든 공무원 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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