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바이든, 소탈한 모습으로 남편과 공개석상 애정 표현도 적극
멜라니아 구설과 대조…남편 오랜 공직생활에 대중 노출에 익숙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밸런타인데이를 이틀 앞둔 지난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여사는 트위터에 사진을 한 장 올렸다.
워싱턴DC의 마카롱 가게를 찾아 남편에게 줄 선물을 사는 사진이었다.
언뜻 보면 특별할 게 없는 사진이었다. 그러나 트위터 이용자들은 질 여사가 곱창 밴드로 머리를 묶은 모습에 주목했다.
오래 전 유행했던 곱창 밴드를 쓰는 모습이 국민에게 한층 친근함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여러 대중잡지가 질 여사의 곱창 밴드를 기사화했다.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가 고가의 명품을 즐겨 입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이 취임하고 얼마 되지 않은 2017년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5만1천500달러(한화 약 5천700만원) 짜리 돌체앤가바나 재킷을 입었다.
미국인의 평균 연소득에 맞먹는 재킷이라 비판적 보도가 잇따랐다.
2018년 6월 이민자 아동 수용시설에 가면서는 '나는 신경 안 써'라고 큼지막하게 적힌 패션브랜드 자라의 재킷을 입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공개석상에서 정이 깊은 부부의 모습을 자주 보여주는 것도 질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의 다른 점이다.
남편을 위한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사는 것도 그중 하나다. 소소한 선물을 준비해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는 여느 미국인들과 비슷한 모습이다.
지난 12일 아침 백악관 안뜰에 반려견들과 산책을 나온 바이든 대통령은 취재진에 "밸런타인데이는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날"이라며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취임일에도 트위터에 아내와 손을 잡는 짧은 영상을 올리며 사랑한다고 했다. 질 여사는 이 트윗을 가져가 하트 모양의 댓글을 달았다.
멜라니아 여사도 자주 남편의 일정에 동행했지만 애정 표현은 드물었다. 손을 내미는 남편의 손을 뿌리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고 불화설도 끊이지 않았다.
영부인으로서 대중에 친근하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개인적 성격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부통령의 부인을 8년이나 지낸 질 여사에게 덜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미 '세컨드 레이디'로서 남편을 동반해 혹은 홀로 공개석상에 나설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영부인이 된 이후에도 적응이 쉬운 편인 셈이다.
멜라니아 여사의 경우 남편이 공직 경험을 건너뛰고 사업가에서 곧바로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영부인이라는 '새 직업'이 편치 않았을 수 있다. 앞에 나서는 것을 즐기지 않는 성격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 백악관에 대한 책을 여러 권 쓴 작가 케이트 앤더슨 브로워를 인용, "트럼프와 바이든 사이에 큰 차이가 있고 아내들도 그렇다"면서 "질 여사는 수십 년간 (공직자의 아내로) 대중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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