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 불신임에 의절까지 '후폭풍'

입력 2021-02-17 01:45  

트럼프 탄핵 찬성한 공화당 의원들, 불신임에 의절까지 '후폭풍'
소속 州공화당에서 불신임 투표 잇따라…친지로부터 맹비난 서한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내란선동 혐의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상원 의원들이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트럼프 탄핵안은 지난 13일 상원에서 찬성 57명, 반대 43명으로 3분의 2 찬성에 못 미쳐 부결됐지만, 공화당 의원 7명이 찬성표에 가담했다. 역대 탄핵 표결 중 대통령 소속 정당에서 가장 많은 반란표가 나온 것이었다.
당시 찬성 투표 의원은 리처드 버(노스캐롤라이나), 빌 캐시디(루이지애나), 수전 콜린스(메인),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밋 롬니(유타), 벤 새스(네브래스카), 팻 투미(펜실베이니아) 등이었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캐시디 의원의 경우 상원의 투표 당일인 13일 루이지애나 공화당 집행위로부터 만장일치로 불신임안이 가결되는 역풍을 맞았다.
이어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중앙위 역시 15일 만장일치로 버 의원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의장인 마이클 워틀리는 버 의원의 찬성 투표에 "충격적이고 실망했다"고 비난했지만, 버 의원은 중앙위의 행위가 공화당의 핵심 원칙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 한 사람에 대한 충성을 선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투미 의원의 경우 이미 펜실베이니아주 한 카운티(주정부 산하 행정구역)의 공화당 조직에서 불신임을 받았다. 이 카운티의 공화당 의장은 "우리는 양심대로 투표하거나 옳은 일을 하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대표하라고 그를 워싱턴으로 보냈다"고 비판했다.
WP는 펜실베이니아주 공화당 차원에서도 투미 의원에 대해 주중 비슷한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앙숙'으로 통하며 탄핵에 찬성한 롬니 의원의 경우 유타주 공화당에서 불신임을 결의하자는 청원서가 온라인상에 떠돌고 있다.
다만 유타주 공화당 의장은 "최선의 불신임은 투표함에서 벌어진다"며 유권자가 투표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언급하며 불신임 추진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롬니 의원이 지난해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졌을 때도 유타주 공화당에선 반대 목소리가 나왔지만 트럼프 지지 결의안을 처리하는 선에서 매듭 지었다.
하원의 탄핵소추안 가결 때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10명 중 1명인 애덤 킨징어(일리노이) 의원은 최근 친지 11명으로부터 악마의 군대와 결탁했다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 일부 친지로부터 사실상 의절 당한 것이다.
이들은 킨징어 의원에게 "당신은 킨징어 가문의 이름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좌파에 세뇌됐다", "사회주의에 빠졌다"라고 적었고, 편지 사본을 일리노이주의 공화당 관계자들에게도 보냈다.
킨징어 의원은 이에 "나는 손을 내밀어 그들을 교정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며 이들 친지가 보수 성향 교회로부터 세뇌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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