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HBM-PIM 제품화…메모리 반도체에 AI 연산 기능 탑재
기존 제품 대비 성능 2배 향상…ISSCC에서 논문 공개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세계 최초로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
데이터 저장 공간으로만 여겼던 메모리 반도체에 인공지능(AI) 엔진을 탑재해 메모리가 저장뿐만 아니라 일부 연산까지 가능하게 한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한 HBM-PIM(Processing-in-Memory) 제품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PIM은 메모리 내부에 연산 작업에 필요한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차세대 신개념 융합기술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PIM 기술을 활용해 슈퍼컴퓨터(HPC)와 AI 등 초고속 데이터 분석에 활용되는 HBM2(High Bandwidth Memory) 아쿠아볼트(Aquabolt)에 인공지능 엔진을 탑재한 HBM-PIM을 개발했다.
HBM2 아쿠아볼트는 2018년 1월 삼성전자가 양산한 2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AI 시스템에 HBM-PIM을 탑재할 경우 기존 HBM2를 이용한 시스템 대비 성능은 약 2배 이상 높아지고, 시스템 에너지는 70% 이상 감소된다.
또한 기존 HBM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지원해 HBM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변경 없이 HBM-PIM을 사용해 강력한 AI 가속기(인공지능을 실행하기 위한 전용 하드웨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최근 인공지능의 응용 영역이 확대되고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커져 왔으나 기존의 메모리로는 '폰 노이만'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폰 노이만 구조는 대부분의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방식으로 중앙처리장치(CPU)가 메모리로부터 명령어를 불러오고 실행하며 그 결과를 다시 기억장치에 저장하는 작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CPU와 메모리간 주고받는 데이터가 많아지면 작업처리가 지연되는 현상이 생긴다.
삼성전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모리 내부의 각 뱅크(주기억장치를 구성할 때의 최소 논리적 단위)에 인공지능 엔진을 장착하고 병렬처리를 극대화해 성능을 높였다.
또한 HBM-PIM은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 처리가 가능해 CPU와 메모리간 데이터 이동이 줄어들어 AI 가속기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D램 공정에 접목해 HBM-PIM을 제품화하는데 성공했으며, 최근 반도체 분야 세계 최고권위 학회인 ISSCC에서 관련 논문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상품기획팀장 박광일 전무는 "HBM-PIM은 AI 가속기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업계 최초의 인공지능 맞춤형 PIM 솔루션"이라며 "삼성전자는 고객사들과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해 PIM 에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상반기내 다양한 고객사들의 AI 가속기에서 HBM-PIM을 탑재해 테스트 검증을 완료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PIM은 일단 AI 가속기에 채택될 것으로 보이며 추후 기술 개발을 통해 스마트폰 등 일반 제품으로 적용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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