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석유회사가 정유공장 지으려고 225가구 소유 부지 매입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한 마을에 새 차를 실은 트럭이 끝도 없이 들어가는 동영상이 퍼져 화제가 됐다.
국영 석유회사가 정유공장을 지으려고 이 마을 주민 225가구가 소유한 땅을 한꺼번에 매입, 벼락 부자가 된 주민들이 너도나도 차부터 산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비스니스,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동부자바 투반군 수무르그능(Sumurgeneng) 마을 진입로에 새 차를 실은 트럭 수 십 대가 줄지어 들어가는 동영상이 SNS에 퍼졌다.
이 마을 이장 기한토는 "땅을 팔아 부자가 된 주민들이 차부터 구매했다. 한 가족이 2∼3대의 새 차를 산 경우도 있다"며 "그제 17대가 또 도착하는 등 지금까지 새 차 176대가 마을에 배달됐다"고 말했다.
이어 "땅을 판 주민들은 평균 80억 루피아(6억3천만원) 정도 받은 것 같다"고 추산했다.
국영 석유회사 퍼르타미나는 841만㎡(254만4천평) 부지에 정유공장을 짓기 위해 3개 마을 토지를 사들였고, 수무르그능 마을에서는 전체 840가구 가운데 225가구가 소유한 땅을 매입했다.
퍼르타미나는 이 마을 토지를 1㎡당 60만∼80만 루피아(4만7천원∼6만3천원)에 샀다.
4만㎡(1만2천100평)를 판 주민은 260억 루피아(20억5천만원)를 받았고, 또 다른 주민은 380억 루피아(30억원)를 손에 쥐었다.
2만7천㎡를 팔아 180억 루피아(14억원)를 번 주민 시티 누룰 히다야틴(32)은 "승용차 두 대와 트럭 한 대를 샀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의 2019년도 1인당 연간 GDP(국내총생산)가 4천175달러(495만원)인 점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돈인이 알 수 있다.
마을 이장은 "땅을 판 사람 가운데 90%가 새 차 구매 계약을 했고, 75%가 대체 토지를 샀으며 50%가 집을 짓고 있다.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말했다.
새 차를 실은 트럭이 마을 입구에 늘어선 모습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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