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좌파의 대부'로 일컬어지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이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룰라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뉴스포털 UOL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의회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면서 "지금 탄핵 논의를 시작해도 의회의 탄핵 절차는 내년에나 가능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내년 말 치러지는 대선 때문에 탄핵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에 선출된 상·하원 의장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인사들이라는 점도 탄핵 논의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룰라 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한 데 이어 백신 접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을 들어 탄핵당할 만한 행태를 보인 것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룰라는 "보우소나루는 코로나19를 두고 어리석은 행동을 했으며 과학과 의학을 존중하지 않고 코로나 사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대선도 결선투표에서 좌-우파 후보가 맞대결하는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면서, 야권에서 강력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으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시점에서 우파 진영의 가장 확실한 후보는 보우소나루"라면서 유력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주지사 등은 후보 단일화와 같은 상황이 조성되지 않는 한 대선 경쟁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룰라는 뇌물수수와 돈세탁 등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 재판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아 2018년 4월 남부 쿠리치바 시내 연방경찰에 수감됐다.
룰라는 수감 상태에서도 2018년 대선 출마를 위한 법정 투쟁을 계속했으나 연방선거법원은 같은 해 8월 31일 특별회의를 열어 다수 의견으로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판결에는 형사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 법령이 적용됐다.
이에 룰라는 페르난두 아다지 전 상파울루 시장을 대타로 내세웠으나 그해 10월 말 대선 결선투표에서 보우소나루에게 패했다.
이후 연방대법원이 2심 재판의 유죄 판결만으로 피고인을 수감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판단하면서 룰라는 수감 580일 만인 2019년 11월 8일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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