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트럼프 시대' 쿼드 계승해 중국 봉쇄 노력"
G7 회의에도 부정적…"미국의 과거 영광 회복에 도움 안 돼"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에서 중국의 무력 행위와 강압에 반대한다는데 각국이 뜻을 모은 가운데 중국 주요 매체와 전문가들이 강력히 반발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19일 논평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시대에 발족한 쿼드를 계승해 중국을 봉쇄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쿼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인도·태평양 버전이라고 비판했다.
니펑(倪峰)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부소장은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쿼드는 이른바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심축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봉쇄하려는 노력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는 쿼드를 계승했다"고 주장했다.
니 부소장은 "쿼드 회원국은 서로 다른 국익을 갖고 있다"면서 "중국은 쿼드 회원국 중 하나인 호주가 이미 반(反)중국의 선구자로 나선 만큼 가능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 카드를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롼쭝쩌(阮宗澤)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도 "오바마 시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정통한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의 평화적 발전을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메커니즘과 도구를 잘 사용하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쿼드를 아태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을 확대하는 외교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롼 부원장은 이어 "이번 쿼드 회의에서 오로지 중국만 의제로 다룬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쿼드를 완전한 반중 클럽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중국에 해를 끼치는 언행에는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매체와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다자 정상외교 무대에 등장하는 1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글로벌 타임스는 이번 회담이 나토 국방장관 회담과 쿼드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열린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이 모든 회담은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적 계획들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두 정상이 전화통화를 하면서 중미 관계 회복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높음에도 미국은 중국을 주요 경쟁국으로 보는 인식을 바꾸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과 러시아를 주요 경쟁국으로 간주하겠다는 열망에도 다른 G7 국가들의 중러에 대한 인식은 엇갈리고 있다"며 "이들이 미국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덧붙였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국은 동맹국인 다른 G7 국가들을 하나로 묶기 위해 새로운 적을 만들기를 원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몰고 온 분열과 불신에서 우방국을 달래는 것과 별도로 민주주의 세계의 리더십을 되찾고 글로벌 무대의 중심으로 돌아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천펑잉(陳風英) 전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원장도 "미국은 대서양에 이어 태평양까지 '작은 나토'를 건설하려는 것과 관련해 중국은 바짝 긴장해야 한다"며 "일본과 인도가 군사 및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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