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집단수용소 전 중국어 교사 인권유린 폭로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족을 상대로 한 인권유린 폭로가 또 나왔다.
중국 정부가 운영하는 신장 위구르족 수용소에서 중국어 교육을 담당했다는 쾰비누르 시디크는 18일(현지시간) CNN과 인터뷰에서 부임 첫날 군인 두 명이 나르는 들것에 젊은 위구르족 여성이 실려 나오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시디크는 "사망한 여성의 얼굴에는 핏기가 없었고,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디크는 전직 초등학교 교사로서 지난 2017년 몇 개월간 강제로 수용소에서 중국어 문맹자를 상대로 교육을 담당했다고 한다.
그는 나중에 한 여경으로부터 '그 여성이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라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시디크는 또 남성 경찰들이 저녁 술자리에서 위구르족 여성들을 강간하고 고문한 얘기를 자랑처럼 떠들었다는 여경의 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시디크가 근무하는 첫날 교실에 들어온 100명의 남녀 수용자는 손발에 족쇄를 차고 있었다고 한다.
젊고 원기 왕성했던 수용자들은 급속도로 병약한 모습으로 변했다는 게 시디크의 전언이다.
심지어 교실 지하실에서는 비명도 들렸고, 이에 한 남성 경찰이 고문을 받는 소리라고 귀띔해줬다고 한다.
시디크 증언의 진위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수용소에서 강간과 조직적인 성폭력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은 위구르족 집단 수용소에서 고문과 강제 낙태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하는 반면, 중국은 신장의 수용소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적발하고 동시에 취업 교육을 위한 것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 BBC 방송이 최근 보도한 내용과도 유사하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투르수나이 지야우둔은 카자흐스탄에서 남편과 5년간 살다 신장에 돌아온 이후 2018년 3월 수용소에 수감돼 악몽과도 같은 9개월의 수용소 생활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20명의 여성과 같은 방에서 지내며 음식과 물을 거의 공급받지 못했고, 화장실 사용도 하루에 한 번 3∼5분 정도만 허락됐다.
지야우둔은 카자흐스탄에 있는 동안 위구르족 망명 그룹과 연계 여부를 심문당했고, 그 과정에서 경찰들이 자신을 책상에 눕히고 전기 충격기를 넣어 기절하기까지 했다고 폭로했다.
또 남성 경비 5∼6명이 자신을 강간했고,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한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권위 있는 언론이라면 사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용소에 있는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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