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도입 인권제재 제도 적용 예정…EU 외교수장 "일주일 내 준비 희망"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구속 수감한 데 대응해 고위 러시아 관리 4명을 제재하는 데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EU 27개 회원국 외무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했으며, 이는 내달 초 EU에 의해 공식 승인될 예정이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번 결정은 제재를 신속하게 승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EU가 앞서 새롭게 도입한 인권 제재 제도가 적용될 것이며, 일주일 안에 제재 준비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EU 외교관들을 인용해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이고리 크라스노프 검찰총장, 빅토르 졸로토프 러시아 '국가근위대' 대장, 알렉산드르 칼라시니코프 연방교정국 책임자를 대상으로 자산 동결, 입국 금지의 제재가 취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대표적인 정적으로 꼽히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항공편으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나발니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은 뒤 지난달 러시아로 돌아갔으나 귀국 직후 당국에 곧바로 체포됐다. 러시아 법원은 최근 나발니에게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EU를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나발니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앞서 나발니의 측근들은 EU에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인사들을 겨냥할 것을 촉구했으나 EU 회원국들은 고위 관리들을 제재하는 것이 법적인 이의 제기에 대항하기 더 용이하기 때문에 이와 같이 결정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EU는 화학무기를 이용한 나발니 암살 시도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러시아 정보기관, 러시아 국방부 고위 관리를 포함한 러시아인 6명과 단체 1곳에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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