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와중에 줄줄이 밖으로…텍사스 법무장관도 부인과 유타행

입력 2021-02-23 15:55   수정 2021-02-23 16:04

한파 와중에 줄줄이 밖으로…텍사스 법무장관도 부인과 유타행
텍사스주 공화당 정치인들 잇단 구설수…민주 "주민에 관심 안둬" 거센 비판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미국 텍사스주 주민들이 한파에 따른 수도 부족 등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텍사스주를 벗어난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정치전문 매체 더힐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인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과 그의 부인인 주 상원의원 앤절라 팩스턴이 지난주 유타주를 다녀왔다.
팩스턴 장관의 대변인 이안 프라이어는 팩스턴 장관이 유타주 법무장관과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을 상대로 한 독점금지 소송 등 현안을 논의하려고 유타주를 며칠간 방문했다며 이들의 만남이 이전부터 예정됐던 일정이라고 밝혔다.
프라이어 대변인은 팩스턴 장관 부부가 유타주를 방문한 기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팩스턴 장관은 텍사스주 대부분의 지역에 전기 공급이 재개될 때까지 텍사스주를 떠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매체 휴스턴 크로니클은 17일 저녁 텍사스주 내 200만 가구에서 여전히 전기가 끊긴 상황이었다며 프라이어 대변인의 설명에 의문을 제기했다.
팩스턴 장관 측은 유타 방문이 업무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한파 사태와 관련해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CNN은 팩스턴 장관이 텍사스주 정부가 끔찍한 겨울 한파에 제대로 대응하는지 감독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텍사스주 내 민주당 의장인 길베르토 히노조사 등 민주당 정치인들은 성명을 통해 "텍사스주 공화당원들은 그들을 선출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고 텍사스인들의 일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 문제들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더힐에 따르면 팩스턴 장관은 텍사스주 한파 사태 와중에 텍사스주를 벗어난 것으로 알려진 세 번째 정치인이다.
앞서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주 멕시코 휴양지 칸쿤으로 여행을 갔다가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크루즈 의원은 어린 딸들을 위해 칸쿤을 찾았다고 밝혔지만 귀국한 뒤 자택 주변에서 모인 시위대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
텍사스주 민주당은 크루즈 의원의 칸쿤행 소식을 접한 뒤 트위터에 "텍사스 주민이 죽어가고 있을 때 당신은 칸쿤행 비행기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텍사스주 하원의원인 공화당 소속 게리 게이츠는 한파로 자신의 집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자 지난 17일 전용기로 플로리다주를 방문했다.
많은 텍사스주 주민은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 게이츠가 한파 사태에 텍사스주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분노했다.
이에 대해 게리츠 의원은 플로리다행은 가족을 위한 결정이었다며 자택의 30%가 물에 잠기면서 딸과 아픈 아내가 위험에 처했다고 해명했다.
지난주 한파가 몰아친 텍사스주에서는 수십 명이 숨졌고 정전 사태가 벌어졌으며 아직도 많은 주민이 물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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