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사상 최악의 해양 기름유출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가 관련 내용에 대해 '비공개 명령'(gag order)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환경보호부는 전날 법원의 동의를 얻어 최근 인근 지중해에서 발생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건에 대한 비공개 명령을 내렸다.
이번 명령으로 향후 1주일간은 기름 유출 관련 조사 과정 및 조사 결과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의 공표 또는 언론 보도가 불가능해졌다.
환경부는 비공개 명령을 내린 배경에 관한 현지 언론의 질의에 "국제적인 측면에서 민감한 시기에 관련 내용을 공표하는 것은 조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비공개 명령에 언론은 반발했다.
하레츠 등 현지 언론매체들은 공동으로 비공개 명령 취소 요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스라엘의 지중해변에서는 지난주 광범위한 타르 오염이 목격됐다. 오염 지역은 대략 160㎞에 달한다.
당국은 해안에서 50㎞가량 떨어진 바다에서 선박에 의한 수십∼수백t의 기름 유출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10척의 의심 선박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타르 오염 지역에서는 바다거북을 비롯한 많은 동물의 사체가 발견됐고 몸길이 17m에 달하는 긴수염고래가 죽은 채 해변으로 떠밀려오기도 했다.
이스라엘 자연·공원관리청은 이를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최악의 기름 오염'이라고 규정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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