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앙은행 총재, 한국·일본·이라크·오만 등 자산동결 해제 보고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한국 등과의 자산 동결 해제 합의를 언급하며 "경제 전쟁 승리의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경제협력본부 회의에 참석해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로부터 해외 동결자산 해제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다.
헴마티 총재는 이 자리에서 한국·일본·이라크·오만 측과 합의한 동결자산 활용 방안에 대해 보고했으며, 이에 대해 로하니 대통령은 "적(미국)이 시작한 경제 전쟁이 실패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적이 시작한 전면적인 경제 전쟁에 대한 이란 국민들의 최대 저항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란 제재의 무용성이 분명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결과 중 하나가 불법적이고 부당하게 동결된 이란 자산의 동결 해제"라며 "자산 동결 해제는 이란 경제에 신선한 활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헴마티 총재는 전날 테헤란의 한국대사관에서 유정현 주이란대사와 만난 후 한국 내 동결자산 사용과 관련해 한국과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도 이날 기자 브리핑에서 "한국이 동결 자산을 풀어주는 데 동의했다"며 "첫 번째 조치로 이란 중앙은행의 자산 10억 달러를 돌려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이날 동결된 이란 원화 자금의 활용 방안과 관련, 한국 측 제안에 이란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과 이란이 기본적인 합의에 동의했더라도 동결자금 해제를 위해선 미국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외교부는 라비에이 대변인이 언급한 10억 달러 등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서도 정해진 게 없으며 관련 문제를 계속 미국과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은 70억 달러(약 7조7천억 원)로 추산된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하고 이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려 이 계좌를 통한 거래가 중단됐으며, 이란 정부는 이 동결 자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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