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화상으로 양자회담 개시…"중국과 더 잘 경쟁하기 위한 접근 조율"
트럼프와 사이 나빴던 트뤼도 "미국 리더십 몹시 그리웠다…석방 지지 감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화상으로 양자회담을 하고 중국에 대한 압박 메시지를 발신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가진 첫 양자 정상회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당분간 화상 형식의 양자회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회담이 끝난 후 화상 공동회견을 통해 양국의 파트너십과 국제적 우려사항을 살펴보는 기회였다면서 "중국과 더 잘 경쟁하고 우리의 이익·가치에 대한 위협에 더 잘 맞서기 위한 접근의 조율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인 마이클 스페이버와 마이클 코브릭을 직접 거명하며 석방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간은 협상칩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캐나다인 2명의 중국 억류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의 석방을 압박하려는 목적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올 때까지 협력할 것"이라며 "미국과 캐나다는 보편적 권리와 민주적 자유의 침해에 함께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및 기후변화 등의 사안에서도 공동 대응할 것이라면서 아주 성공적인 회담이었다고 자평했다.
트뤼도 총리도 자국민 석방 촉구에 힘을 실어준 데 대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양국의 긴장 요소가 공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캐나다산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는 키스톤XL 송유관 사업 승인을 철회했고 연방정부의 물품 조달에 미국 기업을 우선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첫 양자회담인 만큼 양측이 협력을 부각하는 쪽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시작에 앞서 "빨리 코로나19가 통제돼서 실제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면서 "미국은 캐나다의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미국의 리더십이 몇 년간 몹시 그리웠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조'라고 부르며 친근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트뤼도 총리를 종종 만나 친분이 있다.
이날 양자회담은 화상으로 이뤄져 대면 정상회담 때보다 의전 면에서 크게 간소했다.
양측이 모니터를 통해 회담을 한 데 이어 공동 회견도 화면에 양 정상을 각각 띄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언론과의 질의응답 순서는 없었다.
미국 쪽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국무·국방·재무장관·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배석했다.
캐나다 쪽에선 트뤼도 총리와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부총리, 마크 가노 외교장관 등이 배석했으며 양쪽 모두 뒤편에 양국 국기를 세웠다.
트뤼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았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전 캐나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동성명에 반발하는 한편 트뤼도 총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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