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기도 광명·시흥에 가장 큰 규모의 수도권 3기 신도시가 조성된다. 국토교통부는 24일 광명시 광명·옥길동, 시흥시 과림동 일대(1천271만㎡)에 서울 인접 서남권 거점 신도시를 조성하고 부산 대저(243만㎡). 광주 산정지구(168만㎡) 등 2곳을 중규모 공공택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신규 공급택지 입지를 발표했다. 2025년까지 용지확보 기준으로 서울에 32만3천 가구를 포함해 전국에 83만6천 호를 공급한다는 '2.4 주택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다. 정부는 2·4 대책에서 신규택지 개발을 통해 수도권에 18만 호를 짓기로 했다. 이 중 광명·시흥 신규택지에서만 7만 호가 공급된다. 공공개발이나 재건축, 도심 고밀개발 등을 통한 주택공급 계획은 조합이나 토지 주인의 호응이 없으면 의미가 없지만, 정부가 직접 토지를 확보해서 집을 짓는 신규 택지 개발은 가장 실효적인 주택공급 수단이다. 따라서 광명·시흥에 3기 신도시로는 최대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이번 발표는 2.4 공급 대책이 실효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강력한 공급 메시지로 보인다.
이번 신규택지 핵심인 광명·시흥 신도시는 여의도의 4.3배 크기로 3기 신도시로는 최대 규모다. 1·2기 신도시를 넣어도 동탄2(2천400만㎡), 분당(1천960만㎡), 파주 운정(1천660만㎡), 일산(1천570만㎡), 고덕 국제화(1천340만㎡) 신도시에 이어 6번째 규모다. 정부는 이 신도시에 여의도 면적 1.3배인 380만㎡의 공원과 녹지를 확보하고 남북방향으로 신도시를 관통하는 광역고속철도 GTX-B와 지하철 1ㆍ2ㆍ7호선 등을 연계시키는 교통망 구축 계획도 내놓았다. 서울 여의도까지는 20분, 서울역까지 25분, 강남역까지는 45분 만에 갈 수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도 7만 호는 상당한 공급 물량으로 서울 서부권 주택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 지구에서의 도심 공동주택 복합사업이나 도시재생사업, 소규모 개발 등을 통한 주택공급은 변수가 많고 불확실성이 크다. 반면 신도시 조성은 상대적으로 확실하고 정부 예상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서 주택 수요자들에게 정부 대책에 대한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부가 2분기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되던 2·4대책의 첫 번째 신규택지 입지로 압도적 규모의 수도권 거점 신도시 조성을 서둘러 발표한 이유다.
지난해 득달같이 오르던 집값이 최근 진정세로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8%로 전주의 0.09%에서 상승 폭을 줄였다. '공급 쇼크'라고 불릴 정도의 2·4 공급대책 발표와 설 연휴로 매수세가 줄어든 영향이 크겠다. 하지만 아직 아파트값이 확실하게 안정됐다고 장담하긴 이르다. 주택 수요자들은 정부의 공급 대책이 시장에서 얼마나 실효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관망하고 있다는 분석이 현실에 가깝다. 정부는 시장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적기에 실효성이 담보된 후속 대책을 내놓는 것이 공포 구매 등 집값 불안 심리를 잠재우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규택지 확보가 실효성 있는 주택공급 수단이지만 최종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주민 반발 등의 걸림돌이 돌출할 수 있다. 현재 주민 반발에 직면해 있는 과천이나 서울 서부면허시험장, 노원구 태릉골프장 신규택지 사업을 반면교사 삼길 바란다.
정부 공급대책과 민간부문의 공급실적을 고려했을 때 올해부터 2028년까지 수도권에 공급되는 주택은 2·4 공급대책 분을 빼고도 27만여 호다. 2·4 대책 물량까지 합치면 2030년까지 수도권에 연평균 6만 호 이상이 공급될 수 있다. 도심 고밀개발과 수도권 신도시 개발을 통해 예상대로 주택공급이 이루어진다면 수도권 집값 불안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정부가 할 일은 나머지 신규택지 입지와 도심 고밀 사업 예정 부지를 서둘러 지정하고 실효성 있는 후속 대책을 내놓는 일이다. 이번 신규택지 입지 발표가 집값 불안심리를 진정시켜 관망세의 집값을 확실히 안정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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