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부총리 관계 당국에 지시…HIV 감염 예방 백신 개발도 추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타티야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는 최근 HIV 감염자 그룹에서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연구하기 위한 과학적 시험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자국 보건부와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에 지시했다.
골리코바는 시험 결과를 내년 1월 전에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러시아는 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산하 국립 바이러스·생명공학 연구센터 '벡토르' 주도로 HIV 감염 예방을 위한 백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러시아 보건부의 HIV 전문가 알렉세이 마주스는 국제사회가 한 번의 접종으로 HIV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주사제 형태의 백신 개발에 근접해 있다면서, 몇 년 내에 HIV 백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유수 제약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종식 후에 HIV 백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983년 HIV의 존재가 확인된 이후 많은 연구자들이 백신 개발에 도전했으나 자주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면역반응을 피하는 HIV의 독특한 특성 때문에 백신 개발이 어려워 지금까지 승인된 HIV 백신은 없는 상태다.
HIV 바이러스는 인간의 면역체계를 파괴하는 레트로바이러스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병원체다.
HIV 감염자는 HIV에 걸린 모든 사람을 말하며 이 중에서 질병이 나타난 사람을 AIDS 환자라고 부른다.
러시아에서도 HIV 감염자 증가 속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아의 HIV 감염자는 110만 명으로, 그 가운데 60%가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기준 전 세계 HIV 감염자는 3천800만 명으로 그 중 3분의 2가 아프리카 대륙에 살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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