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겨울 진객' 제왕나비 감소…삼림파괴·가뭄 탓

입력 2021-02-26 07:38  

멕시코 '겨울 진객' 제왕나비 감소…삼림파괴·가뭄 탓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겨울을 나기 위해 멕시코를 찾는 제왕나비의 수가 최근 감소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멕시코 매체 밀레니오와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환경당국과 세계자연기금(WWF)은 2020년 멕시코 내 제왕나비의 분포 면적이 2.1㏊로, 전년도 2.8㏊에서 26% 줄었다고 밝혔다.
2018년의 6.05㏊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북미 지역에 서식하는 제왕나비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알을 낳고 지내다 매년 날씨가 추워지면 수천 ㎞를 남하해 멕시코나 미국 남부에서 겨울을 난다.
멕시코 중부 미초아칸주의 소나무나 전나무 숲에 빼곡히 자리잡은 제왕나비의 모습은 수많은 관광객을 유인하는 장관이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와 서식지 감소 등이 제왕나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겨울나기 보금자리인 멕시코에선 불법 벌목으로 나비들이 살 숲이 줄어들고 있다.
멕시코 제왕나비 서식지의 불법 벌목 면적은 지난 한 해 0.43㏊에서 13.4㏊로 급증했다.
불법 벌목 외에 자연재해와 병충해 등 다른 요인을 포함한 전체 삼림 손실은 20.65㏊로, 전년도 5㏊의 4배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이 지역의 극심한 가뭄도 숲과 제왕나비에게 모두 악영향을 미쳤다.
멕시코 환경당국의 글로리아 타베라는 최근 미국 텍사스에 닥친 혹독한 겨울 폭풍 탓에 북쪽으로 돌아가는 제왕나비들이 먹이와 보금자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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