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 G20 회의서 "더는 주장 안 해"…갈등 빚은 프랑스 '환영'
(워싱턴·파리=연합뉴스) 임주영 현혜란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6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의 디지털 과세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내세웠던 핵심 요구를 철회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날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화상회의에서 "미국은 더는 '세이프 하버'(safe-harbor) 규정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디지털세를 전체 기업에 의무적으로 부과하기보다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규정이다. 미 정보기술(IT) 기업을 겨냥한 과세에 맞서 이들이 세금을 내지 않게 하기 위해 미국이 주장해왔다.
디지털세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과 같이 물리적 고정사업장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디지털 기업에 물리는 세금이다.
프랑스는 디지털세 논의를 주도해 2019년 7월 유럽에서 최초로 제도화했다.
이를 놓고 미 IT 대기업이 표적이라는 해석 속에 트럼프 정부는 세이프 하버 체제를 제안했지만, 프랑스가 거부해 서로 보복 관세 카드를 꺼내는 등 갈등을 빚었다.
이번 G20 재무장관 회의는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협력을 재건하겠다고 밝힌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기술기업에 더 높은 세금을 추구하는 유럽이 반대한 트럼프 시대의 제안을 포기했다"며 디지털 경제의 조세 제도에서 한 가지 걸림돌을 제거했다고 전했다.
디지털세 부과를 두고 미국과 갈등을 빚어온 프랑스의 브뤼노 르메르 재정경제부 장관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옐런 장관의 발표는 "엄청난 진전"이라며 "디지털 기업에 과세하는 국제적인 합의가 손이 닿는 거리에 와 있다"고 밝혔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디지털세에 대한 글로벌 합의를 성사시키려면 갈 길이 멀다"며 미국과 유럽은 새로운 규칙의 범위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고 조세 관할권과 집행 방안 등 다른 미해결 문제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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