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당 접종인원 5명→최대 7명 가능…일단 6명 접종 실시
"잔량 최소화로 집단면역 기여"…"용량·제형 변화 없게" 신중론도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계승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일명 쥐어짜는 주사기로 불리는 '최소 잔여형(Low Dead Space·LDS) 주사기'가 국내 방역의 우군으로 떠올랐다.
한 병당 접종 인원을 1∼2명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코로나19 진단키트에 이어 또 한 번 K-방역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사용하는 LDS 주사기는 투약 후 남아 버리는 주사액을 일반 주사기보다 크게 줄인 제품이다. 주사기 내 위아래로 움직이는 피스톤과 바늘 사이에 남는 공간을 최대한 줄여 약물의 잔류량을 최소화한다.
국내에서 복수 의료기기 업체가 생산 중이며, 신아양행과 두원메디텍이 질병관리청에 납품 중이다.
LDS 주사기는 버려지는 약물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값이 비싸거나 생산량이 부족한 치료제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투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주사기를 활용하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5회분으로 만들어진 백신 한 병에서 1회분을 더 추가해 6회분을 접종할 수 있다. 1병당 6명에게 접종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더욱이 이날 6명이 아니라 7명까지 접종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말 그대로 '알뜰하게' 접종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현재 코백스로부터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은 6인 기준으로 5만8천500명 분량인데, 한 병당 접종 인원이 7명으로 늘어날 경우를 단순 계산하면 총 6만8천250명이 맞을 수 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참관하면서 LDS 주사기를 활용할 경우 "1병당 7인분이 나온다"며 검증해보겠다고 한 것도 기대를 키웠다.
다만 우선 이날은 기존 인원대로 화이자 백신 한병당 6명에 접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병당 한 명씩 더 접종할 가능성은 있다"며 "오늘 오전에는 우선 1명당 6명에 접종했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백신 1병당 접종 인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 것과 관련, 약물을 버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당장은 늘려봤자 수천 명 분량밖에 안 되겠지만 추후 화이자에서 백신을 더 공급해주면 상당한 인원이 더 맞을 수 있게 된다"며 "효능이 높은 화이자 백신을 더 많이 접종하게 되면 집단면역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단 접종하는 과정에서 실제로 얼마나 늘어날 수 있을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남는 용량을 모아서 늘린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중간에 용량이나 제형에 변화가 있으면 안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6명분이 7명분으로 늘어난다고 해서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며 "의미 있는 차이는 아니므로 다른 물량을 추가로 들여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지금까지 총 7천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 제약사별 계약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천만명분, 얀센 백신 600만명분, 화이자 백신 1천300만명분, 모더나 백신 2천만명분, 노바백스 백신 2천만명분을 확보했고 코백스를 통해 1천만명분을 공급받기로 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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