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하루 방문 3명인 날도…2019년에는 총 26만명
상하이 한인사회, 독립운동 현장답사와 참배 등 다양한 활동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아직은 찬 봄비가 내리던 지난달 26일, 3·1절을 앞두고 중국 상하이(上海)시 황푸(黃浦)구 마당(馬當)로에 있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기념관을 찾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모든 방문객이 매표소에 비치된 출입자 명부에 인적 사항을 펜으로 직접 적어야 했다. 오후 3시 무렵인데도 앞서 들어간 것으로 적힌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 기자까지 포함해 이날 기념관을 찾아온 사람이 이때까지 딱 세 명인 셈이다.
사실 전세버스를 타고 내린 한국인 관광객들이 수백 명씩 줄을 지어 관람하던 예년의 활기찬 모습을 보기 어려워진 지는 이미 오래됐다.
코로나19 시대의 도래로 한국인들이 관광 목적으로 중국을 찾을 수 없게 되면서 이곳 기념관을 찾는 관람객이 급감하게 된 것이다.
기념관 안내 직원은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서 오는 관람객이 적어져 이렇게 한산한 날이 대부분인데 오늘은 춥고 비까지 내려서 오는 사람이 특히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따르면 이 기념관을 찾은 관람객은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시작되기 전 해인 2019년에는 26만604명에 달했다.
'독립운동의 성지'와도 같은 이 기념관은 관광, 수학여행, 출장 등 여러 목적으로 상하이를 찾는 한국인들이 꼭 방문하던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에는 2만606명으로 전년의 10% 미만으로 줄었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한동안 폐관하기도 했다.
올해 1월 이곳을 찾은 방문객은 모두 414명이다. 하루 평균 13명꼴이다.
한국 방문객이 줄었지만 회사 업무와 학업, 사업 등 다양한 목적으로 중국에 체류 중인 재중 한인들은 꾸준히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고난의 시기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한 희망을 내려놓지 않았던 독립지사들의 애국정신을 되새기고 있다.
기념관 안에서 만난 유학생 김은아(33)씨는 "베이징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한 번 꼭 와 봐야 할 곳이라고 생각했다"며 "책이나 사진 속에서 많이 본 곳이었지만 막상 현장에 들어서니 당시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했다"고 말했다.
기념관은 임시정부가 상하이에서 마지막으로 사용한 건물에 들어서 있다.
1919년 3·1운동 직후 태동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상하이 샤페이(霞飛·하비)로 321호의 큰 서양식 저택을 첫 청사로 삼아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0여 차례 이상 개인 집과 한인단체 사무실 등을 전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가 1926년 현재 임시정부 기념관이 남아 있는 건물을 얻어 윤봉길 의사의 훙커우 의거가 있던 1932년까지 사용하게 된다.
상하이 한인 사회는 3·1절을 앞두고 독립지사들의 애국정신을 돌아보고자 독립운동 현장 답사와 참배 등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상하이의 우리 국민들이 만든 독립운동사 연구단체인 'HERO 역사연구회' 회원들은 3·1절을 앞둔 주말을 맞아 27∼28일 상하이의 여러 독립운동 현장을 돌아보는 행사를 진행했다.
김승호 상하이 총영사도 3·1절을 하루 앞둔 28일 상하이의 옛 외국인 묘지인 만국공묘 내 이덕삼 지사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1926년 순종의 인산일에 맞춰 거사를 계획한 이덕삼 지사는 동료들과 무기를 갖고 상하이에서 배를 타고 국내에 잠입하려다가 현지 경찰에 체포돼 일본 경찰에 신병이 넘겨져 고문 끝에 21세의 젊은 나이에 순국했다.
이명필 HERO 역사연구회 회장은 "코로나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중국에 많이 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곳 우리 교민조차 자주 찾지 않는다면 독립운동 현장의 보전과 관리가 어렵게 될 것"이라며 "올해 더욱 많은 교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