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산업별 충격 다른데다 구직단념자도 늘었기 때문"
"노동배분 효율성 높이면 노동생산성 최대 1.9%↑"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코로나19 여파로 산업간 노동 수급의 불균형 정도가 더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타격이 산업별로 달라 구인-구직 격차에 차이가 있는 데다 구직단념자 증가 등으로 노동시장의 효율성 자체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1일 내놓은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 미스매치 상황 평가'에 따르면 '산업 미스매치' 지수는 2018∼2019년 평균 6.4% 수준에서 지난해 2분기 7.3%, 3분기 9.2%를 거쳐 4분기 11.1%까지 높아졌다.
산업 미스매치 지수는 유휴 인력 등 노동의 산업간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실업 등 노동시장의 마찰 정도를 측정한 것으로 산업별 노동시장 매칭 효율성, 노동생산성, 빈 일자리, 실업자 비중 등을 바탕으로 산출됐다.
지난해 실업률이 치솟은 것도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없었다면 달성했을 것으로 기대되는 최적 실업률에서 실제 실업률을 뺀 '미스매치 실업률'은 2019년 0.5%포인트(p)에서 작년 3분기 0.7%포인트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실업률 상승분에서 미스매치 실업률의 기여율도 33.8%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은 코로나19 충격이 비대면 서비스업 등 일부 취약 부문에 집중됐고, 구직을 아예 단념한 비경제활동인구가 크게 늘어 구인·구직자를 효율적으로 이어주는 노동시장의 기능 자체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황수빈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스매치 지수가 크게 상승한 뒤 높은 수준을 유지한 사실에 비춰 이번 충격이 구조적 문제로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고착되면 고용 회복이 지연되고 노동생산성 손실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공공·민간 고용지원 서비스를 활성화해 기업과 구직자 간 정보 비대칭성을 줄이고, 인력이 부족한 산업을 중심으로 직업교육을 강화해 산업간 고용 재조정을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부가가치 서비스업, 운수업 등의 노동력을 제조업, 건설업,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등으로 재조정하는 등 노동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면 이론상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경제 전체의 노동생산성(부가가치/취업자수)이 최대 1.9% 높아질 수 있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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