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지방선거 실시…부켈레 대통령 이끄는 여당 여론조사 강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중미 엘살바도르의 39세 젊은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가 중간선거 승리를 통해 권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살바도르는 28일(현지시간) 국회의원 84명과 지방자치단체장 262명을 뽑는 투표를 진행 중이다.
이번 선거는 2019년 6월 취임한 부켈레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과 변화에 대한 열망 속에 등장한 '아웃사이더' 정치인이었다.
엘살바도르에선 우파 민족공화연맹(ARENA)과 좌파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이 30년간 양당 구도를 이뤄왔는데, 부켈레가 부패 척결 등을 내걸고 당선되며 양당 구도를 깼다.
취임 후 그는 인기도 많고 논란도 많은 대통령이 됐다.
기성 정치인들과는 사뭇 다른 행보와 부패·범죄와 맞서는 강력한 정책 속에 9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했다.
이 과정에서 여전히 양당이 장악한 국회와는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다.
지난해 2월 군경 장비 확충을 위한 차입 계획을 놓고 국회와 대립할 땐 부켈레 대통령이 무장 군인들을 대동하고 국회로 들어가 엘살바도르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범죄와의 전쟁에 열을 올리는 그는 지난해 4월 속옷 차림의 수감자들을 교도소 강당에 빽빽이 앉혀 놓고 찍은 사진으로 인권단체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에도 포퓰리스트이자 스트롱맨 지도자인 부켈레 대통령은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고 권력을 더욱 공고히 했다.
부켈레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이번 선거에서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선 부켈레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정당 '새로운 생각'이 국회와 지방선거에서 모두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당이 국회를 장악하면 부켈레 대통령과 대립해온 대법원도 친여 성향의 판사들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에도 독재자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한 부켈레 대통령이 사실상 견제 장치 없이 막강한 권력을 손에 쥘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엘살바도르 비정부기구 시민행동의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르는 AP통신에 여당이 국회를 장악하면 엘살바도르는 "권력 행사의 브레이크를 잃는 셈"이라며 "부켈레 정부의 권위주의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